이야기

복음나누기

그리스도 우리의 빛 – 부활 제4주간 수요일

작성자
하느님의 사랑
작성일
2022-05-11 09:28
조회
10781

 

  5월 11일 / 부활 제4주간 수요일

  제1독서 : 사도 12,24―13,5ㄱ / 복음 : 12,44-50

 

  오늘 복음 말씀 중에 나는 빛으로서 이 세상에 왔다. 나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어둠 속에 머무르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요한 12,46) 이 말씀을 중심으로 보려고 합니다.

 

  예수님을 믿는 사람은 불안, 걱정, 죄, 불신앙에 머무르지 않고 빛의 인도를 받습니다. 빛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인도를 받습니다. 얼마 전 우리는 부활 성야 미사 때 그리스도의 인도를 받겠다고 마음을 모았습니다. 사제가 부활초를 들고 ‘그리스도 우리의 빛’이라고 노래 하면, 모두는 ‘하느님 감사합니다’라고 응답했습니다.

  우리는 그리스도를 우리의 빛으로 여기며, 인도 받기를 원하고 희망했습니다. 오늘은 우리가 희망하는 빛이신 그리스도가 우리 삶 안에서 어떻게 인도해주시는지 나누고자 합니다.

 

  10년 전에 양성장 수사님과 천호 성지 순례 중이었습니다. 시간은 해질 녘 정도 되었고, 산길과 평지길의 갈림길에 서게 되었습니다. 저는 어두워지는 시간이고, 평지인 도로로 갔으면 했지만, 지름길이라는 이유로 산을 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산길이 어두워지면서, 등산로를 헤매기 시작했습니다. 야밤에 산속을 헤매대가 길을 찾을 수 있을지 걱정되었습니다. 다행히 어렵게 길을 찾아, 천호 성지로 내려오게 되었습니다. 그 힘든 중에 함께 성무일도 끝기도를 드렸습니다.

 

그 날개로 너를 휩싸 주시리니

그 깃 아래로 너는 숨어 들리라

그 진실하심은 손 방패와 몸 방패이시니,

 

너는 밤의 무서움도 대낮에 날아오는 화살도

어둠 속을 싸다니는 역질도

한낮에 쳐오는 재앙도 무섭지 않으리라.(시편 91,4-6)

 

  양성장 수사님은 산을 넘어오는 과정은 힘들었지만, 그 날개로 너를 휩싸 주시리니, 밤의 무서움도 두렵지 않으리라.” 이 말씀이 함께 해주는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야밤에 길을 잃고 헤매면서, 어떻게든 성지 가는 길만을 찾기 바빴습니다. 주님께 길을 인도해 달라는 기도는 없었습니다. 양성장 수사님은 그리스도가 날개로 우리를 휩싸주시니, 우리는 밤의 무서움도 두렵지 않다는 의미를 전해주셨습니다.

 

  우리는 자신의 힘으로 빛으로 나아가고자 하지만, 계속 힘들어지기만 하고, 복잡해집니다. 결국 어둠에서 빛의 인도를 받는 것은 기도입니다. 기도 안에서 그리스도의 빛의 인도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성 프란치스코 살레시오는 그의 책 ‘신심 생활 입문’에서 기도가 빛이라는 의미를 설명해줍니다.

 

  “우리가 기도를 드리면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빛으로 우리 이성을 비추어 주시고 초자연적인 사랑의 불꽃으로 우리 의지를 따뜻하게 데워 주십니다. 우리 이성이 무지를 깨치고 우리 의지가 타락에서 벗어난다면 우리 영혼에 이보다 더 유익한 일은 없습니다. 기도는 하느님께서 내리시는 축복의 물입니다. 이 물은 우리 안에 흐르며 선한 생각의 싹을 틔우고 영혼의 결함을 씻어 내주며 마음의 갈증을 해소해 줍니다.”(기도의 필요성, 신심 생활 입문)

 

  어렵고, 힘들고, 어둠 속에 있더라도, 기도 안에서 그리스도는 우리를 빛으로 인도해 주십니다. 과거 길이 보이지 않고 어려움 중에 있을 때, ‘그 날개로 너를 휩싸 주시리니, 밤의 무서움도 두렵지 않으리라’ 이 말씀은 위로가 되고 힘이 되어주었습니다. 기도는 진심으로, 우리의 이성을 비추어 주고, 우리의 의지를 힘있게 해줌을 기억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나는 빛으로서 이 세상에 왔다. 나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어둠 속에 머무르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요한 12,46) 우리는 기도 안에서 빛으로 오신 예수님의 인도를 받습니다. 우리 모두에게 어둠에서 빛으로 나아가는 은총이 함께 하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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