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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나누기

‘증거자’와 신앙_지민준 베드로 까니시오 수사

작성자
용진 조
작성일
2022-04-28 22:59
조회
3832

[ 2022428일 목요일 강론 ]

지민준 베드로 까니시오 수사

1독서 : 사도 5,27-33 / 복음 : 요한 3,31-36

오늘 제1독서와 복음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증언’ 혹은 ‘증거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제1독서에서는 어원상(Martyr) ‘증거자’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순교자들이 2000년 교회 역사상 겪었던 상황이 그대로 재현되고 있습니다.  대사제로 대표되는 최고의회 산헤드린은 무력으로 ‘베드로와 사도들’을 끌고 와 신문합니다. 대사제의 말 속에는 박해하는 입장에 있는 사람들의 여러 가지 특징들이 드러납니다.  첫 번째로, ‘우리가 당신들에게 그 이름으로 가르치지 말라고 단단히 지시하지 않았소?’라는 대목에서, 그 모든 명백한 표징에도 불구하고, 예수님 이름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고 자신들의 이름을 ‘하느님이신 예수님의 이름’보다 더 높이 두는 교만과 무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그 사람의 피에 대한 책임을 우리에게 씌우려 하고 있소.’라는 대목에서, 거짓과 두려움을 읽어낼 수 있습니다. 마태오 복음 27장 24-25절을 보면, ‘도대체 그가 무슨 나쁜 짓을 하였다는 말이오?’라고 묻는 빌라도 앞에서 온 백성을 위시한 지도자들은 ‘그 사람의 피에 대한 책임은 우리와 우리 자손들이 질 것이오.’라고 대답합니다. 하지만 오늘 제1독서의 대사제는 과거에 말했던 자신들의 발언을 대놓고 뒤집습니다. 그러면서 그 피에 대한 책임을 부인함으로써 그 대가가 얼마나 무겁고 엄중한지 스스로 밝히고 있습니다.

한편, 베드로와 사도들의 태도는 담대합니다. 분명 위압적이고 말도 안되는 상황이 억울하거나 두려울 법도 한데, 그들의 말에서는 ‘하느님께 대한 순종과 예수님을 통해 드러난 하느님의 구원업적에 대한 선포’만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들은 이 모든 진실에 있어서, 두려움 없이, 자신들과 성령을 ‘증인’으로 내세웁니다. 그들은 이렇게 성부로부터 ‘친히 보고 들으신 것을 증언’하신 ‘최초의 증거자’ 예수님과 닮아있습니다.

이렇게 두 그룹으로 대비된 장면이 연출되는 이유를 오늘 복음에서 찾아볼 수 있겠습니다. ‘땅에서 난 사람은 땅에 속하고 땅에 속한 것을 말하는데, 하늘에서 오시는 분은 모든 것 위에 계신다.”(요한 3,31) 이는 니코데모와의 대화에서도 나타나듯이, 악을 저지르는 자는 빛을 미워하고, 진리를 실천하는 이는 빛으로 나아가기 때문입니다(요한 3,20-21).

지금 이 시대에 ‘증거자’로서의 자세에 대해서, 또한 그 정체성에 위협이 되는 우상들에 대해서는, 4월 14일 성목요일 성유축성미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하신 강론에서 참고해볼 수 있겠습니다.  교황님에 따르면 ‘증거자’로서 하느님의 종들의 기본 자세는 단순합니다. 바로 ‘예수님께 시선을 고정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서 우리는 주시는 은총과 모든 선물에 감사하며, 유혹을 식별하고 거부할 수 있도록 우리 안의 우상들을 주님 앞에 내어놓을 수 있게 됩니다. 한편, 교황님께서는, 예수님께 집중할 수 없도록 악마가 ‘각자의 마음 안에 교묘하게 숨겨놓은 우상숭배의 세 자리’에 주의하라고도 강조하십니다.

첫 번째는, “하루살이 문화, 보여주기식 문화”를 대변하는 “영적 세속성”입니다. 이는 주님께서 가신 길과 정반대되는 ‘십자가 없는 영광’의 길로 유혹합니다. 두 번째, ‘숫자에 의존하는 실용주의’입니다. “사람은 ‘숫자’가 될 수 없으며, 하느님께서는 성령의 은총을 ‘계량’하여 베푸시지 않습니다. 숫자에 대한 이러한 유혹 안에서 우리는 실제로 우리 자신만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각자의 얼굴이나 사랑의 논리에는 관심 없고 숫자의 논리에 따른 자기만족에 취하게 됩니다.” 세 번째, ‘기능주의’입니다. 이는 여정 자체보다는 여정을 계획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도록 합니다. 기능주의에 빠진 사람은 성령의 은총을 보고도 기뻐할 줄 모르며, 성령의 은총 대신 자기 자신을 자양분으로 삼습니다. 삶에서의 크고 작은 문제 앞에서 하느님을 흠숭할 줄 모르며, 우리 계획에 따른 효율성에서 자기 만족에 취하게 됩니다.

오늘 하루, 저를 포함하여 예수님을 따라 길을 나선 하느님의 종들이, 그분께 시선을 고정함으로써 예수님과의 깊은 우정에서 힘을 얻게 되기를, 그리고 그 힘으로 영혼 안에 마귀가 뿌려놓은 우상들의 유혹과 인내로이 싸워서 승리하게 되시길, 기도하고 희망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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