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하느님의 말씀을 곰곰이 생각함 –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작성자
하느님의 사랑
작성일
2022-01-01 22:09
조회
10971

 

1월 1일 /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제1독서 : 민수 6,22-27 / 제2독서 : 갈라 4,4-7 / 복음 : 루카 2,16-21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일출 잘 보고 오셨나요? 마음으로 소원을 떠오르는 해에 담으셨나요? 오늘은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입니다. 우리는 성모송을 할 때,  ‘천주의 성모 마리아님, 이제와 저희 죽을 때 저희 죄인을 위하여 빌어주소서’ 기도합니다. 우리는 이렇게 성모님을 천주의 성모 마리아라고 부릅니다. 복음서에서 성모님은 예수님의 어머니라고도 불리고, 주님의 어머니라고도 불립니다. 성모님은 사람이 되신 하느님의 영원한 아들 예수님, 바로 하느님이신 그 아들 예수님의 어머니이기 때문에, 참으로 ‘하느님의 어머니’이십니다. 오늘 미사 중에 새겨 보았던 복음 말씀을 보겠습니다.

 

  오늘 복음은 목자들이 예수님을 만나는 장면입니다. 목자들은 천사들이 전해준 예수님에 관한 이야기를 성모님과 요셉, 함께 있는 이들에게 전했습니다. 성모님은 목자들이 전해주신 신비를 전해 듣고,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겼습니다.”(루카 2,19) 성모님은 천사가 예수님의 탄생 예고를 했을 때도 비슷한 반응이셨습니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이 말에 마리아는 몹시 놀랐다. 그리고 이 인사말이 무슨 뜻인가 하고 곰곰이 생각하였다.”(루카 1,28-29)

 

  성모님은 이렇게 하느님께서 전해주신 말씀을 마음에 되새기셨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성모님께서 하느님의 뜻을 헤아라시는 모습입니다. 오늘은 성모님께서 주어진 상황들을 헤아리시고, 또 하느님의 말씀을 곰곰이 헤아리심에 대해서 보려고 합니다.

 

  성모님께서는 주님 탄생 예고를 들었을 때, 목자로부터 신비를 듣고 나서도 마음에 새기셨습니다.

  그리고 어린 예수님을 잃어버리고 사흘 만에 성전에서 예수님을 찾았을 때, 예수님께서는 “왜 저를 찾으셨습니까?”(루카 2,49) 라고 말하는 상황들을 보셨습니다. 성모님은 예수님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마음에 새겼습니다. 성모님에 관한 성경 구절 안에서 항상 마음에 새겼다는 표현은 없지만, 성모님은 중요한 사건들을 마음에 새기셨을 것입니다. 성모님은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실 때 예수님의 말씀을 듣습니다. “여인이시여,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요한 19,26) 사도 요한이 지금부터는 당신의 아들이라고 전한 말씀이지만, 지금 우리에게도 전해집니다. 우리도 성모님의 영적인 자녀입니다. 예수님께서 성모님께 우리 모두가 당신의 영적인 자녀로 이어주십니다.

 

  우리가 성모님의 영적인 자녀라면, 우리는 지금 성모님과 어떻게 마음을 나눌 수 있을까요? 묵주기도 입니다. 혹시 성모님과 가까이 지내기 위해서 매일 묵주기도를 하시나요? 저는 매일 묵주기도를 못했지만, 하게 된 계기가 있었습니다. 선교지 짐을 싸고 공항에 갔다가 코로나로 페루 국경이 폐쇄되어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만약 제가 비행기 출발 날짜가 하루라도 먼저였다면, 무사히 갔을 것입니다. 또 만약 출발 날짜가 하루 뒤였다면, 공항에 갔다가 돌아오는 수고는 없었을 것입니다. 저는 신앙 안에서 이 사건을 새겨야 했습니다. 그래서 찾았던 것이, 묵주기도를 통한 성모님의 전구를 하루도 놓치면 안되겠다고 생각해서 지금까지 왔습니다. 어렵게 기다리는 동안 저는 묵주기도를 했고, “주님 당신께서는 저를 살펴보시어 아십니다.”(시편 139,1)의 말씀을 새겼습니다. 저는 오랫동안 하느님의 뜻을 알지 못했지만, 제주에 살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만난 분들이 가끔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저를 만나려고, 안가셨네요.” 저는 늘 지향이 만나시는 분들이 예수님께, 성모님께, 그리고 신앙에 다가가기를 희망하기 때문에, 그렇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는 묵주기도를 매일 하게 되었습니다. 묵주기도를 통한 전구, 그리고 성모님처럼 하느님의 말씀을 새기고, 하느님의 뜻을 기다리는 것은 어려울 때 힘이 됨을 체험합니다.

 

  저는 어제 강론을 준비하면서,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겼다.”(루카 2,19 말씀을 새겼습니다. 그리고 한라산을 등반하고 내려오다가 우연히 성모당에 대해 설명을 들었습니다. 성모님 강론을 준비하는 중에, 듣게 된 성모당 이야기는 성모님 대축일을 앞두고 특별한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대구 성모당은 하느님의 뜻대로 살아가는 순례자들의 기도를 들어주는 열린 성지, 치유의 성지입니다. 1911년 드망즈 주교가 대구대목구 부임 직후 교구를 위해서 하느님과 루르드 성모님께 서원한 것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가진 것은 하나도 없이 대구에온 드망즈 주교는 교구에 꼭 필요한 주교관, 신학교, 주교좌성당 증축을 이뤄주면 교구의 가장 아름다운 장소를 성모님께 봉헌하여 그곳에 루르드의 성모동굴 모형대로 성모당을 세워서 모든 신자들이 순례하도록 하겠다고 서원을 드렸습니다.

  드망즈 주교가 서원을 드린 지 2년 만인 1913년 12월 4일 대구본당 서상돈 아우구스티노 등의 협력으로 주교관을 완공했고, 1914년 10월에는 성 유스티노 신학교를 건립했습니다. 그러나 계산 주교좌성당 증축은 이루어지기 어려워 성모당 건립도 자연히 늦어질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러던 중 계산 주교좌성당 보좌 소세 신부가 중병을 앓아 선종 직전에 이르렀습니다. 안 주교는 수많은 치유의 기적을 보인 성모님께 소세 신부를 낫게 해주면 주교좌성당 증축 전에 성모동굴을 봉헌하겠다고 새로 약속했습니다. 소세 신부가 기적적으로 살아나자 1917년 7월 31일부터 성모동굴 공사를 시작, 1918년 8월 15일 공사를 마쳤고, 10월 13일에 성모당을 축성했습니다.

 

  대구 성모당은 365일 열려 있고, 항상 기도하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고, 100년의 유구한 역사동안 많은 이들의 신심과 기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집에서 성모님께 묵주기도할 수 있고, 가까운 성당에 가서 성모님께 묵주기도 할 수 있습니다. 굳이 성모당까지 가서 기도를 해야될까요? 성모님께 대한 간절한 마음이 있는 성지이기 때문에, 우리의 어려움과 그러한 간절함이 더 잘 전달되지 않을까요?

 

  오늘 성모님께서는 우리에게 하느님의 뜻을 헤아리기 위해, 하느님의 말씀을 새기는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성모님처럼, 하느님의 말씀, 성경을 우리 마음에 새기면서 뜻을 헤아릴 수 있었으면 합니다.

 

  오늘 한해의 첫날을 성모님 대축일로 보내고 있습니다. 우리의 행복을 바라시는 어머니의 사랑을 청하는 시간입니다. 올해는 성모님께 전구를 청하는 묵주기도를 매일 드리면서, 어머니의 사랑과 함께 했으면 합니다.

  2022년은 하느님의 말씀과 성모님과 함께 하는 묵주기도가 함께 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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