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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나누기

예수님을 뵈려면… – 성탄 팔일 축제 제5일

작성자
하느님의 사랑
작성일
2021-12-29 09:25
조회
9400

 

12월 29일 / 성탄 팔일 축제 제5일

제1독서 : 2,3-11 / 복음 : 루카 2,22-35

 

오늘 복음에서는 마리아와 요셉에게 아기를 넘겨 받은 시메온은 아기를 두 팔에 안고 하느님을 찬양하는 노래를 부릅니다. 이것이 바로 성무일도 끝기도에 나오는 유명한 시메온의 노래입니다.

 

노래를 구체적으로 보면,

“주여 말씀하신 대로 이제는 주의 종을 평안히 떠나가게 하소서”는 감사와 안도를 곁들이는 찬미입니다.

“만민 앞에 마련하신 주의 구원을 이미 내 눈으로 보았나이다.”는 시메온이 예수님을 찬미하는 직접적인 이유를 설명합니다.

“이교 백성들에게는 계시의 빛이시요 주의 백성 이스라엘에게는 영광이 되시는 구원을 보았나이다.” 시메온이 찬미하는 이유의 확대 해석입니다.

 

오늘 시메온은 예수님을 뵙게 되고, 이제는 죽음에 대한 준비가 되었다고 전합니다. 시메온이 예수님을 뵐 수 있었던 이유는 이스라엘이 위로받을 때를 기다리는 사람이었고, 성령께서 그 위에 머물러 계셨습니다. 예수님이 오셨을 때는 성령에 이끌려 성전에 가게 됩니다. 오늘은 시메온처럼, 예수님을 뵈려면, 어떤 마음으로 지내야 하는지 보려고 합니다.

 

먼저 오리게네스는 시메온의 마음을 다음과 같이 전합니다.

 

시메온은 자기 팔에 안겨 있는 그리스도 한분 말고는 장차 올 세상에 대한 희망으로 사람을 육신의 감옥에서 해방시킬 수 있는 사람은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주님, 이제야 당신 종을 평화로이 떠날 수 있게 해 주시는 군요. 제가 그리스도를 뵙고 제 팔이 그분을 받아 안기까지는, 제 몸을 묶은 사슬과 감옥에서 풀려날 수 없었습니다.’ 이는 시메온뿐 아니라 모든 인간에게 해당하는 말입니다. 세상을 떠나는 사람, 사슬에 묶인 채 집과 감옥에서 풀려나 자유의 몸으로 다스리게 될 사람은 누구나 예수님을 잡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는 성전에 들어갔습니다. 우연히, 아무 생각없이 들어간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의 성령에 이끌려 들어갔습니다. 우리도 예수님을 뵙고 그분을 품에 안고 싶으면, 감옥에서 풀려나기를 바란다면, 성령의 이끄심을 받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교부들의 성경 주해 루카 복음서, 분도출판사, 2019)

 

시메온은 그리스도가 육신의 감옥에서 해방시키실 유일한 분이라는 희망으로 기다렸고, 성령의 이끌려 성전에 갑니다. 예수님을 뵙기 위해서는 시메온처럼 기다려야하고, 성령의 인도하심에 따라야 함을 보게 됩니다.

 

이러한 기다림과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르는 모습을 성경의 다른 본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이 승천하실 때, 예수님을 기다리는 제자들의 모습과도 같습니다.

 

사도행전의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도들과 함께 계실 때에 그들에게 명령하셨습니다.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고, 나에게서 들은 대로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분을 기다려라.

요한은 물로 세례를 주었지만 너희는 며칠 뒤에 성령으로 세례를 받을 것이다.”(사도 1,4-5)

 

그 뒤에 사도들은 올리브산이라고 하는 그곳을 떠나 예루살렘으로 돌아갔다.

성안에 들어간 그들은 자기들이 묵고 있던 위층 방으로 올라갔다.

그들은 모두, 여러 여자와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와 그분의 형제들과 함께 한마음으로 기도에 전념하였다.(사도 1,12-14)

 

예수님께서는 사도들에게 예루살렘에서 성령을 기다리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제자들은 예루살렘의 집에 머물면서, 기도에 전념합니다. 사도들은 우리에게 예수님을 만날 수 있는 길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예수님을 만나려면 기다려야하고, 성령의 인도를 받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우리의 자리에서도 예수님을 뵐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은 알 수 없지만, 천천히 기다린다면, 우리가 만나는 상황 안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먼저 우리 마음에 다가오는 성경 말씀을 통해서 뵐 수 있습니다. 우리와 만나는 사람들과의 대화 안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지는 사건안에서 예수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너무 성급한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시메온처럼 기다리지 못하고, 바로 바로 해결되고 알아야 하는 마음입니다. 하지만, 성급한 마음으로는 예수님을 뵐 수 없을 것입니다. 오늘 시메온처럼 예수님을 기다리는 마음, 성령의 인도를 받는 마음을 기억한다면, 우리 모두는 예수님을 뵐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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