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하느님의 은총과 도움 – 연중 제25주간 수요일

작성자
하느님의 사랑
작성일
2021-09-22 12:45
조회
3088

 

“하느님의 은총과 도움”

9월 22일 / 연중 제25주간 수요일

제1독서 : 에즈 9,5-9 / 복음 : 루카 9,1-6

 

  찬미 예수님. 오늘 복음은 열두 제자를 파견하시는 장면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파견하시면서 특별한 힘과 권한을 제자들에게 주십니다.

  “모든 마귀를 쫓아내고 질병을 고치는 힘과 권한을 주셨다.”(루카 9,3)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마귀를 쫓아내고, 질병을 고치는 힘과 권한을 주셨습니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파견하실 때, 그냥 떠나라고 하신 것이 아니라, 특별한 힘과 권한을 주시면서 보내십니다. 그리고 파견 갈 때 준비에 대해서 말씀하십니다. 먼 길을 떠나기 때문에 옷, 빵, 지팡이가 필요할텐데 예수님의 말씀은 그 반대였습니다.

  “길을 떠날 때에 아무것도 가져가지 마라. 지팡이도 여행 보따리도 빵도 돈도 여벌 옷도 지니지 마라.”(루카 9,3)

  예수님께서는 여정 중에 필요한 것은 아무것도 가져가지 말라고 하십니다. 왜 아무것도 가져가지 말라고 하셨을까요? 사명을 선포할 때는, 재물에 의지하지 않고, 오직 하느님의 은총과 도움에 의지하라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은총과 도움 없이는 예수님의 사명을 전할 수 없다는 의미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말씀 “길을 떠날 때에 아무것도 가져가지 마라.”고 하신 의미에 대해서 더 보고자 합니다.

 

  하느님의 은총과 도움에 의지하는 삶은 우리 모두가 바라는 지향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세상적인 재물과 인간적인 도움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특별히 복자 수도원에서는 양성기에 하느님의 은총과 도움에 의지하는 마음을 지니도록 특별한 시간을 줍니다. 그 시간의 이름은 ‘그리스도를 찾아서’입니다. 성탄이 있는 12월 중에 1박 2일 정해서, 하루밤을 밖에서 보내고, 신학원에 돌아오는 프로그램입니다. 저는 그날 밤에, 함께 출발했던 형제가 자신의 옷을 나누어 주었고, 그 옷을 입고 출발했습니다. 밤에 서울을 출발해서 정처 없이 걷기 시작했습니다. 12월 24일 한 밤에 그리스도를 이 길에서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별 생각이 없었습니다. 차비가 없었기 때문에, 무조건 걸어야 했습니다. 간절하게 기도하면서, 걷는 방법 밖에 없었고,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것이 없었습니다. 걸으면서, 마음이 모아졌습니다. 나에게 그리스도는 화성에 있는 ‘순교자의 모후 신학원’이구나. 신학원에서, 신학에서 알려주는 그리스도, 형제들과 함께 살면서 만나는 그리스도, 경당에서 만나는 그리스도를 만날 수 있는 곳은 신학원이구나. 사실 신학원에 살면서, 머리로는 공부하면서, 형제들과 지내면서 그리스도를 만날 수 있다고는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마음으로 깨달은 것은 아무 것도 없을 때, ‘그리스도를 찾아서’ 나설 때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스도는 그렇게 아무것도 없으면서, 그리스도를 찾을 때 깨닫게 될 수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 가지 이야기를 더 드립니다. 1827년 교황청에서는 조선에서 선교사를 보내 달라는 편지를 받습니다. 교황청에서는 파리외방전교회에 선교사 요청을 했지만, 파리외방 전교회에서는 현실적인 여건으로 거절을 합니다. 이에 대해서, 태국에 있던 브뤼기르에르 신부가 파리외방전교회에 편지를 보냅니다. 그 내용을 봅니다.

 

  1. 우리는 기금이 없다. 이게 무슨 말입니까? 내일 닥칠 일을 너무 걱정하여 섭리를 모욕하지 말라고 제자들에게 말씀하신 주님께서 새로운 재원을 마련해 주실 것입니다. 항상 하느님께서 도와 주려고 기적을 베푸셨습니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우리 하느님의 힘이 약해지셨다는 말입니까? 아니면 우리의 신앙과 학인이 줄어들었다는 말입니까?
  2. 우리는 선교사가 없다. 제가 보기에 이것은 우리가 내세울 수 있는 이유 중에 가장 설득력이 없는 것입니다.
  3. 다른 선교지에도 부족한 것들이 많다. 분명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일들이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 불쌍한 조선 사람들의 경우만큼 절박하지 않습니다.
  4. 그 나라를 뚫고 들어가기가 힘들다. 이 점이야말로 반대하는 이유들 가운데에서 가장 그럴듯하다는 것을 저도 인정합니다. 그러나 결국 어떤 계획이 어렵다고 하여 그것 때문에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북경의 주문모 신부는 조선에 들어가 박해가 극심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곳에서 여러 해 동안 성직을 수행하다가 순교로 그 과업을 완수하였는데 유럽인 신부는 그렇게 할 수 없다는 말입니까?
  5. 마지막 이유가 남았습니가. 그러나까 너무 많은 것을 움켜쥐려고 하면 제대로 잡지 못한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제가 가겠습니다.

 

  브뤼기르에르 신부님은 선교지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는 파리외방전교회에 반박하는 편지를 보내며, 자신이 직접 조선에 선교를 가겠다고 지원을 하십니다. 브뤼기르에르 신부님은 하느님의 힘을 믿으셨기에, 기꺼이 가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하느님의 은총과 도움에 의지하라고 아무것도 가져가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아무것도 없이 주님께 의지할 때, 우리는 하느님의 은총과 도움을 알게 됩니다. 우리가 현세적인 물질에 의지하지 않을 때, 하느님께서 우리 안에서 일하실 수 있는 부분이 있게 됩니다. 우리는 하느님과 은총과 도움에 의지하며 지내는 것은 머리로는 알지만, 세상적인 힘에 의지할 때가 많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길을 떠날 때에 아무것도 가져가지 마라.”(루카 9,3) 우리는 하루 하루가 떠나는 일정이며, 오늘도 그 하루입니다. 오늘 하루 하느님의 은총과 도움에 간절히 의지하는 하루가 되었으면 합니다.

전체 1,611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추천 조회
1611
나를 팔아넘길 것이다 – 성주간 수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4.03.27 | 추천 0 | 조회 69
하느님의 사랑 2024.03.27 0 69
1610
내 말 안에 머무르면 – 사순 제5주간 수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4.03.20 | 추천 0 | 조회 154
하느님의 사랑 2024.03.20 0 154
1609
계명 실천 – 사순 제3주간 수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4.03.06 | 추천 0 | 조회 341
하느님의 사랑 2024.03.06 0 341
1608
예수님의 섬김 – 사순 제2주간 수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4.02.28 | 추천 0 | 조회 464
하느님의 사랑 2024.02.28 0 464
1607
개과천선 – 사순 제1주간 수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4.02.21 | 추천 0 | 조회 985
하느님의 사랑 2024.02.21 0 985
1606
열려라 – 연중 제5주간 금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4.02.09 | 추천 0 | 조회 2343
하느님의 사랑 2024.02.09 0 2343
1605
마음을 열고 믿음 – 성 요한 보스코 사제 기념일
하느님의 사랑 | 2024.01.31 | 추천 0 | 조회 3223
하느님의 사랑 2024.01.31 0 3223
1604
듣고 받아들임 – 성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주교 학자 기념일
하느님의 사랑 | 2024.01.24 | 추천 0 | 조회 3022
하느님의 사랑 2024.01.24 0 3022
1603
믿음과 확신 – 성 안토니오 아빠스 기념일
하느님의 사랑 | 2024.01.17 | 추천 0 | 조회 3669
하느님의 사랑 2024.01.17 0 3669
1602
당신 종이 듣고 있습니다 – 연중 제1주간 수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4.01.10 | 추천 0 | 조회 4211
하느님의 사랑 2024.01.10 0 4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