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참 목자이신 예수님 – 2021년 7월 18일 나해 연중 제16주일

작성자
이경재
작성일
2021-07-18 21:43
조회
2651

참 목자이신 예수님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고된 선교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제자들에게 육신의 휴식을 취하게 하시고, 또한 당신을 따라온 많은 군중들에게 영적 양식을 풍성하게 전해주십니다. 그처럼 영육 간에 참된 안식을 베풀어주시는 모습은 우리들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오늘 화답송 말씀이기도 한 시편 23장의 말씀을 떠올리게 합니다.
      “주님은 나의 목자, 나는 아쉬울 것 없어라.
       푸른 풀밭에 나를 쉬게 하시고 잔잔한 물가로 나를 이끄시어
       내 영혼에 생기를 돋우어 주시고 바른길로 나를 끌어 주시니
       당신의 이름 때문이어라.
       제가 비록 어둠의 골짜기를 간다 하여도 재앙을 두려워하지 않으리니
       당신께서 저와 함께 계시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막대와 지팡이가 저에게 위안을 줍니다.”
       (시 23,1-4)
    우리와 똑같은 인성을 지니신 예수님께서는 정녕 우리를 모든 면에서 양육시켜주시고 성장시켜주실 수 있는(2코린 9,8 참조) 우리의 참된 목자이십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육신의 휴식을 취하게 하신 것처럼, 영과 육이 오묘하게 결합된 우리 인간은 기계가 아니기에 삶에서 적절한 휴식이 반드시 필요하지요. 그래서 수도자, 성직자들은 하던 사도직을 잠시 멈추고 일상의 자리를 떠나 고요하게 하느님과 함께 머무르며 영육 간에 재충전하는 피정(避靜)의 시간을 정기적으로 가집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집요할 정도로 당신을 따라다니는 군중들 때문에 피곤하시고 성가실 만도 한데, 오히려 가엾은 마음이 드시어 삶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영혼의 양식을 풍성히 베풀어주시며 기꺼이 “모든 이에게 모든 것”(1코린 9,22; 사도 17,25 참조)이 되어주십니다. 그처럼 언제나 모든 이에게 열려 있으시면서(복음의 기쁨 269항 참조) 양 냄새 펄펄 풍길 정도로 많은 사람들을 만나시며 왕성하게 복음선포 활동을 하시는 모습을 보면 예수님께서 혹시 기계가 아니신지 의문이 들 정도입니다. 그것은 분명, 예수님께서 충실한 기도 생활로 무엇보다도 먼저 하느님 아버지와의 사랑의 관계를 통해서 계속해서 이웃들에게 나아가셨기 때문일 것입니다. 참 목자이신 예수님의 양떼를 향한 지극한 사랑은 다름 아닌, 하느님 아버지와의 그 아가페 사랑의 관계에서부터 자연스럽게 솟아나오는 것이겠지요. 참으로 주님과 인격적으로 대화를 나누고 사랑의 관계를 나누는 기도는 생명의 원천과 같아서 우리 영혼에 참된 안식을 가져다줍니다!
    많은 사람들이 바쁘다는 이유로 기도생활을 소홀히 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삶에 우선순위를 어떻게 두느냐에 따라서 우리 삶의 모습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일은 죽을 때까지 계속해서 있을 것입니다. 만약 우리가 주님을 옆에 제쳐두고 일을 중심으로 해서 살아간다면 자신도 모르게 일에 빠지게 되어 쉽게 지치고 일의 능률도 잘 오르지 않는 등 악순환에 빠질 위험이 클 것입니다. 마치 “목자 없는 양들”처럼 무질서하게 되는 것이지요(판관 17,6; 21,25 참조).
    반면에 주님을 우리 삶에 중심에 두고 그분과의 사랑의 관계를 나누는 기도생활을 최우선으로 해서 살아가면, 그 강력한 사랑의 관계로 말미암아 쉽게 지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더 많은 일들을 보다 능률적으로 수월하게 해나갈 수 있게 됩니다! 일하는 데 필요한 집중력, 끈기, 판단력, 결단력, 창조성 같은 것들도 모두 주님과의 관계에서부터 나오는 것들입니다. 무엇보다도 참 목자이신 예수님처럼 아무런 보상을 바라지 않고 주님과의 아가페 사랑의 관계에 따라 이웃들에게 자신을 거저 내어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참 목자인신 주님께서 전해주시는 풍성한 영적인 양식, 그 온갖 좋은 열매들을 일상의 생생한 삶에서 맛보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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