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일상의 삶에서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성찬의 신비 – 2021년 7월 25일 나해 연중 제17주일

작성자
이경재
작성일
2021-07-25 12:20
조회
2591

일상의 삶에서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성찬의 신비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군중들을 풀이 많은 곳에 자리 잡게 하신 것처럼, 참 목자이신 그분께서는 당신의 양떼들인 우리들을 참 생명이 있는 풀밭과 시냇가로 인도해주십니다(시 23,2; 요한 10,9; 묵시 7,17 참조). 그리하여 당신의 파스카 사랑으로 우리를 먹여주시고 쉬게 하시며 보살펴주십니다. 그와 같이 참 사랑이 아낌없이 나누어지는 곳이 바로 우리의 안식처, 곧 “집”이지요.
    다름 아닌, 우리는 가정에서부터 아무런 보상을 바라지 않고 서로에게 자신을 무상으로 내어주는 그 파스카 사랑, 곧 아가페 사랑을 불완전하더라도 이미 생생하게 체험하고 배우고 있습니다. 제가 어렸을 적에 저의 부모님께서는 식사시간 때면 영양가 있는 음식을 저희 자녀들의 밥그릇 위에 먼저 얹어주시곤 하셨습니다. 어떨 때는 자녀들에게 영양가 있는 음식을 챙겨주시느라 정작 당신은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시는데도, 늘 배불러하시고 만족해하심을 볼 수 있었습니다. 오병이어의 기적이 다른 특별한 것이 아니라 바로 그와 같은 것이 아니겠습니까! 참으로 주님 성찬의 신비는 우리 일상의 삶 속에서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바로 우리의 가정에서부터, 하느님께서 거저 베풀어주신 것들에 함께 감사드리고, 가진 것들을 서로 아낌없이 나누고, 서로를 위해서 축복해주고 위로해주는 주님 성사의 신비가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가족들 간의 그 파스카 사랑을 결코 가족들끼리만 나누는 것이 아니라, 주위의 이웃들에게도 계속해서 확장시켜나가야 하겠지요.
    물질만능주의 풍조 속에서 서로 비교하고 경쟁하는 데 길들여진 세상 사람들은, 자신을 살리기 위해서는 타인을 이용하려 하거나 어떨 때는 심지어 타인의 것을 서슴없이 빼앗으려고까지 합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그리스도의 한 몸의 지체들로서 결코 서로 비교하고 경쟁하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 협조하고 봉사하는 관계입니다. 바오로 사도의 말씀을 조금 바꿔서 말하면,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한국인도, 베트남인도 없고, 사장, 말단 직원도 없으며, 신자, 비신자도 없이 모두 하나입니다(갈라 3,28 참조)! 오늘 복음을 통해서 주님께서는 우리 스스로 만들어 놓은 온갖 벽을 허물고 타인을 위해서 자신의 가진 것들을, 조그만 것까지도 아낌없이 내어주는 그 파스카 사랑에 우리의 참 생명, 풍요롭게 넘치는 당신의 무한한 생명이 있음을 분명하게 보여주시고 계십니다. 따라서 우리가 자신을 살리기 위해서 타인을 이용하려 하거나 타인의 것을 빼앗으려 한다면 결코 자신을 진정으로 살리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는 전염성이 강한 델타 변이 바이러스로 인하여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재확산되고 있는 이 시기에 팬데믹 상황을 함께 극복하고자 여러 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방법으로 행해지는 헌신과 봉사, 기부활동 등을 목격하면서 참 생명을 주는 주님의 파스카 사랑을 함께 체험하고 나누고 있습니다. 그저 지켜만 보고 방관하지 말고, 자신의 가진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모두 내어 놓은 소년처럼 용기있게 행동으로 옮기며 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함께 참여하도록 합시다! 그럼으로써 우리는 주님의 집에서 그분과 함께 머무르는 그분의 진정한 제자로 거듭 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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