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3. 2 강론

 

예전 양성장 학교에서 꿈 수업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어느 날 강의 중에 꿈은 현실에서 느끼고 본 것이 자유롭게 표현되는 것이라고 교수님께서는 말씀 하셨습니다. 이 말을 듣고 저는 다음과 같이 질문하였습니다. “단어가 가지고 있는 뜻이 꿈에서는 다양하게 형상화 될 수 있습니까? 가령 예를 들어 제가 낮에 맛난 배를 시원하게 깎아 먹었습니다. 그러면 꿈속에서는 배를 타며 세계를 여행하는 모습으로 말이지요?” 이에 교수님은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언어가 가지고 있는 뜻이 다양하고 그 다양한 의미가 꿈속에서는 자유롭게 표현 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도 곁들여 주셨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제자들 중 몇몇은 예수님과 함께 가는 하늘나라의 여정을 높으신 분에게로 영화롭게 달려가는 화려한 모습으로 인식 하였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스승님께서 영광을 받으실 때에 저희를 하나는 스승님 오른쪽에, 하나는 왼쪽에 앉게 해 주십시오.”라고 말 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대답 달랐습니다. “너희는 너희가 무엇을 청하는지 알지도 못한다. 내가 마시는 잔을 너희가 마실 수 있으며, 내가 받는 세례를 너희가 받을 수 있느냐?” 제자들이 생각하고 있는 여정과 예수님께서 생각하고 계시는 여정은 달랐습니다.

 

예수님 시대가 2000년이나 지난 지금의 우리들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들에게 보여주신 사랑을 이미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 하느님 나라를 어리석게 판단한 제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덩달아 “예수님과 함께 한 이들이 어찌 이런 세속적인 생각을 할 수 있을까?” 하면서 성서속의 제자들을 나무라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 당시 예수그리스도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았고, 예수 그리스도가 무슨 일을 어떻게 하는 사람인지도 모르는 이들이 대부분 이었습니다. 그러니 오늘 제자들이 예수님께 하고 있는 이 행동들은 어쩌면 지극히 인간적인 희망이 섞인 기대를 반영하고 있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앞서 우리는 이미 예수 그리스도께서 어떤 분이시고 어떤 사랑을 우리에게 주셨는지를 잘 알고 있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당신의 사랑을 알고 있는 우리들에게 예수님께서 물으십니다. “내가 마시는 잔을 너희도 마실 수 있겠느냐?”

 

이제 예수님이 아니라 제가 여러분께 묻겠습니다. 예수님께서 마시는 잔을 여러분도 마실 수 있겠습니까?

 

예수님께서는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원수를 사랑하라고 말씀 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서로 사랑하라고 말씀 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마음이 가난한 사람이 행복하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렇게 말씀 하시고 그분은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시며 섬기는 이가 되었습니다. 십자가위에서 모두를 용서 하시고는 원수를 사랑하셨습니다. 언제나 사랑하는 마음으로 모든 이를 사랑하셨습니다. 작은 것에 감사 할 줄 알고 작은 기쁨을 큰 기쁨으로 사시며 가난한 마음으로 행복하셨습니다.

 

다시 여러분들께 묻습니다. 섬기는 사람이 되어가고 계십니까? 원수를 사랑하며 살아가고 계십니까? 서로 사랑하며 지내십니까? 가난한 마음으로 행복하십니까?

 

대답하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왜냐하면 오늘의 답을 요구하는 질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늘 답하지 않으셔도 되는 질문입니다. 되어 가느냐고, 사랑하고 있느냐고, 사랑 하느냐고, 행복하시느냐고 진행형을 묻는 질문이기 때문에 정확하게 딱 대답 할 수 없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오늘 제자들은 세상이 원하는 왕, 세상에서 맛 볼 수 없는 영광의 하느님 나라를 상상하였습니다. 어쩌면 우리들도 예수그리스도를 따름이 세상에서 볼 수 없는 영광스러운 하느님 나라를 향해 가는 방법으로서 제자들과 같은 생각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께서 가시는 하느님의 길은 부귀 영화과 아닌 진정한 사랑의 길이었음을 그리고 죽음과 부활을 통해 하늘나라가 아닌 우리들의 삶 가운데로 오시어 우리를 지금 이 자리에서 사랑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형제자매 여러분 여러분들은 매일의 삶에서 예수님께서 마시는 잔을 여러분도 마시고, 예수님께서 받는 세례를 여러분도 받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오른쪽이나 왼쪽에 앉는 것은 매일 매일의 허락이 아니라 세상 끝날 그 시간에 정해진 이들에게 돌아갈 것입니다. 그러니 하루하루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하느님 나라로 가는 여정에 섬김과, 베풂, 사랑과 실천으로 예수 그리스도가 마신 잔을 여러분들도 마시십시오. 그렇게 그리스도 안에서 살게 되면 세상 끝날 그 시간 그분께서 여러분들을 하느님 나라로 초대 하실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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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반석 아가다 이영준 모이세 수사 신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