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 성주간 월요일 (요한 12,1-11)

 

 

  예수님을 반대하는 자

 

  찬미예수님! 예전에 요한이 예수님께 이렇게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스승님, 어떤 사람이 스승님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내는 것을 저희가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가 저희를 따르는 사람이 아니므로, 저희는 그가 그런 일을 못 하게 막아 보려고 하였습니다.”(마르 9,38) 이 말을 들으신 예수님께서는 그 사람을 막지 말라고 하시면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우리를 반대하지 않는 이는 우리를 지지하는 사람이다.”(마르 9,40)

 

  오늘 복음 말씀은 마리아가 예수님의 발에 향유를 부어드린 사건을 전해줍니다. 복음서에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이미 예수님의 수난이 다가오면서 예수님을 반대하는 세력들이 더욱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날은 파스카 축제 엿새 전이었습니다. 축제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면 좀 더 많은 이야기들을 할 수 있겠지만, 그것은 둘째치고서라도 이 날은 예수님의 부활을 미리 보여준 라자로와 예수님과의 만남이 이루어진 날이며, 복음서는 분명하게 예수님을 위한 잔치가 베풀어졌다고 이야기해주고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볼 때 여기서 주인공은 바로 예수님입니다. 그래서 마르타는 늘 하던 대로 시중을 들었고, 라자로는 예수님과 더불어 앉아 있었고, 마리아는 비싼 향유를 꺼내어 예수님의 발을 닦아 드렸습니다. 예수님이 주인공이시기 때문에 이러한 행동들이 이상할 것이 없습니다. 그게 싫다면 그곳에 가지 않으면 그만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딴지를 거는 이들이 등장합니다. 가장 먼저 등장하는 이가 바로 유다 이스카리옷입니다. 그는 예수님의 제자였음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을 위해 하는 마리아의 행동을 비난합니다. 예수님을 위한 잔치가 벌어지는 날 예수님을 위해 하는 행동을 그 제자가 비난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평소에 예수님께서 즐겨 하셨던 말씀인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주라는 말씀을 들먹거립니다. 예수님께서 하셨던 말씀으로 예수님의 얼굴에 먹칠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둘째로는 수석 사제들이 등장합니다. 이들은 많은 유다인들이 떨어져 나갔다는 이유로 아무 죄도 없는 라자로까지 죽이기로 결의합니다. 이미 이들에게는 하느님을 섬기는 일보다 자신들을 통치하던 로마제국과 마찰을 일으키지 않는 것이 더 중요했던 것입니다. 유다인들이 자신들의 말을 듣지 않고 예수님에게 갔다는 것은, 더 이상 그들에게 어떤 권위를 갖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로마인들에게 의지하여 보장받을 수 있었던 자신들의 안위를 더 이상 보장받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하느님을 섬기는 것이 아니라 로마제국을 섬기는 모습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이야기할 때 그들은 이렇게 외쳤던 것입니다. “우리 임금은 황제뿐이오.”(요한 19,15)

 

  우리는 우리 주님의 수난을 앞두고 그동안 내가 예수님께서 하셨던 그 말씀으로 예수님 얼굴에 먹칠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또는 하느님을 섬기는 일을 하면서 실제로는 다른 것을 섬기고 있지는 않았는지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만약 그랬다면 깊이 통회하면서, 마리아가 보여준 것처럼 내가 드릴 수 있는 가장 값진 것을 겸손한 모습으로 예수님께 봉헌하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