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 사순 제5주간 토요일 (요한 11,45-56)

 

 

  하느님의 자녀들을 한 데 모으시는 죽음

 

  찬미예수님! 우리는 매 주일과 대축일마다 우리의 신앙을 고백합니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하느님께 경배를 드리기 위해 모인 우리가 같은 믿음을 갖고 있음을 기억하고, 그 믿음의 내용이 무엇인지 함께 상기하기 위해서입니다. 그 신앙 고백의 내용 가운데에는 교회의 특징이 네 가지로 드러납니다. 하나이고, 거룩하고, 보편되며,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것입니다.

 

  그 중 가장 먼저 고백하는 것이 바로 하나인 교회입니다. 우리의 믿음이 하나인 것처럼 교회도 하나입니다. 세상에 교회는 많지만 그것은 모두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고 있으므로 하나입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교회가 하나였던 것은 아닙니다.

 

  오늘 복음에 대사제 카야파는 이런 예언을 합니다. “온 민족이 멸망하는 것보다 한 사람이 백성을 위하여 죽는 것이 여러분에게 더 낫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헤아리지 못하고 있소.” 그리고 요한 복음 저자는 이 예언의 뜻을 이렇게 풀이해 줍니다. “이 말은 곧 예수님께서 민족을 위하여 돌아가시리라는 것과, 이 민족만이 아니라 흩어져 있는 하느님의 자녀들을 하나로 모으시려고 돌아가시리라는 것이다.”

 

  사실 당신 자녀들을 한 데 모으시려는 하느님의 계획은 구약 때부터 마련되었습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에제키엘 예언자는 이러한 하느님의 계획을 미리 이야기하였습니다. 아브라함을 통해 하느님으로부터 선택받은 이스라엘 민족들은 세월이 지나 하느님과의 계약을 저버리고 신의를 어겨, 남 유다와 북 이스라엘로 갈라지고, 이집트에서 종살이를 했던 것처럼 바빌론에서 유배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하느님께서 다시 당신 자녀들을 한 데 모아 다시는 갈라지지 않게 하고 영원한 계약을 맺겠다고 하신 말씀은 곧 구원의 기쁜 소식이었던 것입니다.

 

  이를 이루시려고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셨습니다. 하지만 그분께서는 하느님의 능력으로 하느님의 백성을 한 데 모으신 것이 아니라 당신 스스로 제물이 되심으로써 그들을 하나로 모으셨습니다. 2000년 전에 그랬듯이, 예수님께서는 오늘도 당신 자녀들을 한 데 모으시려고 죽음을 준비하고 계십니다. 우리 주위에는 흩어진 채 세상 안에서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하느님의 자녀들이 많이 있습니다. 바로 그들을 하나로 모으시려고 예수님께서는 수난의 길을 걸으시고, 십자가 위에서 죽임을 당하신 것입니다. 이제 다가올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의 여정을 통해 모든 하느님의 자녀들이 한 데 모여 한 목소리로 그분을 찬미하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