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에 앞서 제자들을 파견하십니다. 그러면서 그 제자들을 위해 몇 가지 당부의 말씀을 일러주십니다. 예수님께서 하시는 말씀 가운데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는 말씀이 인상 깊게 다가옵니다. 과연 예수님께서는 어떤 마음을 가지고 이 말씀을 하셨을지 사뭇 궁금해집니다.

 

   그런 의미에서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 즉,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라는 말씀에서 지극히 깊은 사랑과 염려를 느낄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제 생각과는 다르게 무엇을 챙기기보다는 돈주머니도 차지 말고, 여행 보따리도 챙기지 않으며, 심지어 신발도 지니지 않은 채로 걸어가라고 말씀하십니다. 양들을 이리 떼로 보내는 그 험난한 길에서, 그리고 이것저것 챙겨가기도 불안할 것 같은 이 상황에서 예수님께서는 모든 것들을 다 놓고 가라고 말씀하십니다. 도대체 예수님은 왜 이런 말씀을 하셨을까요?

 

   사실 예수님께서 불안해하신 진정한 이리떼는 우리의 연약한 마음을 유혹하는 내 주변의 것들, 즉 돈주머니나 여행 보따리, 신발과 같이 익숙하고 저항하기 어려운 세상의 주변 환경을 비롯하여 인간적인 친분들과 같은 것이라고 말하고 계십니다. 어쩌면 이런 유혹들로 인해 세상에 파견된 우리는 온순한 양처럼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하고 세상의 유혹들에 빠져 허우적 될 수 있음을 예수님께서는 걱정하고 염려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세상의 유혹은 끊임없이 연약한 인간을 유혹하고, 무엇이 우선인지, 무엇이 가장 소중하고 중요한 것인지를 자주 까먹게 만들기 때문에 예수님께서는 버리고 덜어내고 단순하게 만드는 마음가짐 속에서 참된 제자의 모습을 알려주십니다.

 

   오늘 우리가 축일로 지내는 루카 복음사가 역시도 예수님께서 알려주신 이 사명을 가장 잘 깨닫고 이를 실천한 제자였던 것 같습니다. 루카는 전승상 의사였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학업에 남다른 재능이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는 단순히 의사로서의 삶에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바오로 사도를 만나고 그와 함께 생활하면서 새로운 삶의 세계를 경험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예수 그리스도가 있었습니다.

 

   바오로 사도의 순교 후에 루카는 그 동안 자신이 듣고 배운 것, 기도 안에서 깨닫게 된 것들을 기록으로 남기기 시작합니다. 예수님을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그간의 많은 체험들을 통해서 얻게 된 것들을 써내려가기 시작합니다. 그것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사도행전과 루카 복음서입니다.

 

   이 두 저술이 단순히 사건의 기록이 아님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루카가 가진 인간적인 재능 안에서 성령의 빛이 함께 했기 때문에 우리는 하느님의 말씀을 전해듣게 됩니다. 루카는 자신이 겪고 듣고 알고 있는 수많은 것들을 신앙의 차원으로 승화시켰습니다. 자신이 전해들은 예수님에 관한 모든 내용들의 참된 의미가 무엇인지를, 그리고 그것이 조금이라도 퇴색되거나 바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분명히 성령의 도움을 청했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이 전하는 내용들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주님의 참된 뜻과 사명이 무엇인지, 제자가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루카 복음사가는 자신의 모습을 통해 이를 드러냅니다. 그는 자신이 하느님의 뜻을 온전히 전하는 참된 제자가 되기를 늘 기도했으며, 그 청함 가운데서 결국 다른 유혹에 휘둘리지 않고 하느님을 향해 살아가는 참된 제자가 되었습니다.

 

   병자를 고쳐주고 그들에게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음을 선포하는 것은 우리와 같은 모든 제자들의 소명이자 목적입니다. 이것이 바로 루카가 드러낸 모습이며, 아울러 오늘날 우리 신앙인들이 이어 나가야 할 사명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세상의 수많은 이리 떼들의 유혹에 걸려들거나 넘어지지 말고 좋은 일꾼들이 되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시금 예수님의 뜻에 따라 자신의 욕심을 버리고 하느님의 뜻에 충실히 봉헌할 수 있는 이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잠시 묵상하시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