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스도 우리의 빛


 현 시대의 많은 사람들은 보다 자극적이며 보다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기대하고 좋아합니다. 교회에 관련된 이야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울지마,톤즈미션이라는 가슴 따뜻한 명작을 기억하기보다 많은 사람들은 검은사제들과 같은 영화에서 표현되는 사탄과 악마에 대항하여 승리하는 성직자, 수녀님들을 동경하고 이미지화 합니다. 이렇게 영화에서처럼 보이지 않은 악의 영이 우리에게 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다면 우리도 현실에서 충분히 강동원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서 악의 영을 가시적으로 경험 하기란 무척이나 어려운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사탄과 베엘제불을 언급하시며 구체적인 비유까지 말씀하신 이유를 우리는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벙어리 마귀를 쫓아내십니다. 그 모습은 본 군중들은 예수님에게 더 큰 표징을 요구하고 그 표징이 이루어지지 않자 마귀의 우두머리인 베엘제불의 힘을 얻어 지금까지 기적을 보이셨다는 모함에까지 이르게 됩니다. 이에 예수님은 매우 합리적으로 악의 분리를 설명하시면서 악은 악으로 물리치는 것이 아니라 악은 끊임없이 더 큰 악과 합세하여 하느님나라를 끊임없이 방해한다고 강조하십니다. 아무리 우리가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하고 끝없이 악에서 이기기 위해 온갖 방어를 하여도 우리 스스로 그 악의 영에서 벗어나기는 무척이나 어렵다고 이야기 합니다.

바로 이러한 예수님의 말씀에 우리는 반드시 귀 기울여야 합니다. 예수님 시대에 악의 존재는 성경에서도 볼 수 있듯이 우리 눈에 직접 보이고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보이는 악을 예수님께서는 물리치시고 다시금 회복시켜주시며 치유해주십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걱정하신 것은 자신이 이 세상을 떠났을 때 남겨진 사람들과 그 자손들, 즉 우리들에게 자신이 직접 그 악을 물리치는 표징을 보여줄 수 없기에 오늘 복음을 통해 악을 상세하게 설명하시어 이제는 보이지 않는 악의 영에 대해 우리가 끊임없이 경계하여야 한다고 강조하신 것입니다. 또한 이러한 스스로의 조심은 자신을 깨끗하게 하고 벽을 쌓는 행동만으로 유혹에서 벗어나기는 무척이나 어렵다고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보이지 않는 악의 영이 무엇인지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불신, 욕심, 미움, 의심 등 우리는 하루를 살면서 이러한 감정에 수도 없이 빠지고 아파합니다. 우리가 인식조차 하기 전 이미 이 아픈 감정은 내 마음 깊숙이 스며듭니다. 이러한 감정자체를 겪지 않으려 부단히 노력하지만 삶의 지극한 자연스러운 과정임을 인정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이 자연스러운 감정의 경험 안에 사로잡혀 그리스도 자체를 그 감정 안에서 고민하지 않는 것이 바로 악의 속삭임에 승복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당신조차 까맣게 잊게 만드는 악의 강함을 예수께선 이미 아셨기에 그 유혹을 하느님의 손가락으로 물리쳐야 한다고 복음을 통해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바로 이 하느님의 손가락이 성령이며 교회입니다.

 나를 아프게 하고 눈을 멀게 하고 마음을 닫게 만드는 보이지 않는 감정들은 결국에는 나에게서 예수 그리스도를 점차 멀어지게 만듭니다. 자연스럽게 겪을 수 밖에 없는 삶의 부분에서 우리는 반드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바라보아야 합니다. 그것을 도와주시는 것이 교회를 통해 세우신 성사이며 성령입니다. 오늘 하루 그리스도의 몸을 내 안에 모시며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간청 드리려합니다. 수사님들도 작은 소망을 담아 맑은 가을 하늘을 바라보며 늘 성령께서 함께 해주시기를 청할 수 있는 여유로운 하루가 되시길 기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