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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11일 / 성 베네딕토 아빠스 기념일

제1독서 : 창세 44,18-21.23-29; 45,1-5 / 복음 : 마태 10,7-15


찬미 예수님! 늘상 강론 준비의 어려움이 있어서, 며칠 전에는 선배 수사님께 강론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냐고 물어보았습니다. 제게 무려 세가지나 주문하셨습니다. ‘재미, 감동, 의미를 전달해야 한다. 너무 부담스러워서 다른 수사님께 물어보니, 편안하게 삶의 이야기를 전달하면 된다고 하셨습니다.

 

오늘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는 말씀을 나누려고 합니다. 수도원에서 있었기 때문에 거저 받을 수 있었던 것을 재미, 감동, 의미를 담아 나누겠습니다.

 

수도원에서 중요하게 배우는 것 중 하나는 기도하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기도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집안 살림도 배우고, 식사 준비도 배우고, 삶의 예절도 배웁니다. 저는 확실히 일하는 것을 배워도 잘하지 못합니다. 삽질을 열심히 하면, 삽이 뿌러지고, 전동 드라이버를 쓰다보면, 어느새 기계가 망가집니다. 기계가 망가지면 괜찮은데, 작업을 망쳐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일을 만들어 버리기도 하였습니다. 다행인 것은 나중에는 물건을 나르거나, 청소를 하는 단순 작업위주로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수도원에서 작업에 관한 능력은 받지 못했고, 식사 준비를 하면서는 요리도 배우고, 기도도 배우게 되었습니다. 입회 전에 라면만 끓일 수 있었기에, 밥짓기는 큰 도전이었습니다. ‘손등에 찰랑일 정도로 물을 맞춰라는 말은 쉬운데 애매합니다. 어느날은 고슬밥이 되었고, 다음날 물을 더 넣었다가 진밥이 되었습니다. ‘괜찮아라는 격려 보다는 불평이 많았습니다. 하루는 취사를 누르지 않아, 더 많은 피드백을 들었습니다.

 

식사 준비는 늘 주방장과 부주방장이 준비하는데, 한 선배 주방장 수사님이 준비하기 전에 성모송으로 시작기도를 했습니다. 제가 느낀 것은 형제들의 영적 양식을 잘 만들 수 있게 도와달라는 의미를 담은 기도였습니다. 선배 수사님은 제게 너는 나중에 요리를 잘할 수 있을 거야라고 용기를 주었습니다. 속으로는 겨우 밥만 하는데 요리를 잘할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후로 저도 후배에서 선배가 되었고, 주방장도 하게 되었습니다. 그 때 배웠던 것처럼, 늘 기도로 함께 했습니다. 저는 결국, 밥 성공, 미역국 성공, 보쌈 성공, 감자탕은 성공했고, 뼈추가 주문을 받기도 했습니다.

 

수도원에서는 식사준비 뿐만 아니라, 운전하기 전과 마칠 때 기도를 합니다. 위험한 순간에 주님께 도와달라고 하는 것이지요. 운전 중에 위험할 때도 있지만, ‘주님께서 도와주셨구나라고 느끼게 됩니다. 매번 시작 전에 기도를 하면 주님께서 이끌어 주심을 느끼게 됩니다.

매년 시작할 때 피정을 한다면,

매일 하루를 시작할 때 기도를 한다면,

식사 준비 전,

운전 하기 전,

공부 하기 전,

하루를 마칠 때 기도를 한다면, 우리는 우리의 힘만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함께 해주심을 느끼게 됩니다.

 

주님께 기도하지 않고 내 힘으로 하려고 하면, 부자연스러움을 느끼게 됩니다. 모든 일에 앞서 기도로 시작하면 좋겠습니다. ‘주님 함께 해주세요라는 화살기도, 성모송, 성경 한 페이지 읽기와 같은 작은 기도로 주님과 함께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은 기도하며 일하라는 영성을 알려준 베네딕도 기념일입니다. 베네딕도 성인은 하느님을 찾는 삶을 알려줍니다. 일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기도하며 일하는 것이 중요함을 알려줍니다. 아멘

어떻게 하면 주님을 기쁘게 해드릴 수 있을까 하고

주님의 일을 걱정합니다. (1코린 7,32)

무엇이든지 그가 이르는대로 하시오. (200주년 신약성서 요한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