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922 연중 제 25주일(마르 9, 30-37)

 

찬미 예수님!

 

 

입맛이 매우 까다로운 맹구가 중국집에 갔습니다.

"짜장면 하나 주세요.

면 두께는 0.2 mm정도, 춘장은 5년 묵은 것.. 그리고 고기는 약간

부드럽게 그리고 야채는 농약이 전혀 없는 유기농 그리고 마지막으로

면은 정확하게 5분 정도 삶아서 갖다 주세요."

 

가만히 주문을 받던 직원이 고개를 끄떡이며 주방에 대고 한마디 했다.

"아저씨 홀에 짜장면 하나!"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어떤 아이에게서 더러운 영을 쫓아내고 카파르나움에 이르렀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수난을 두 번째로 예고하시고, 가장 큰 사람에 대한 계명을 주십니다. “누구든지 첫째가 되려면, 모든 이의 꼴찌가 되고 모든 이의 종이 되어야 한다.”

주님께서는 이 말씀을 자주 하십니다. 이 말씀은 위대한 종교들에게서 가장 크게 드러나는 겸손을 가리킵니다. 칠죄종의 으뜸은 교만이고 칠덕의 으뜸은 겸손이라고 하지요. 그 이유는 교만이 하느님을 가장 멀리하게 하는 지름길이고, 반대로 겸손이야말로 하느님과 가장 가까이 하게 되는 첩경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 있는 영성가인 안셀름 그륀 신부는 아래로부터의 영성이라는 책에서 겸손은 하나의 덕목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겸손은 인간이 닦고 수련해서 도달하는 덕이 아니라, 하나의 태도이자 지향이라고 합니다. 저도 그륀 신부의 이 말에 동의합니다.

 

겸손은 하나의 자세이자 태도입니다. 겸손은 바로 하느님을 체험한 이가 갖게 되는 태도입니다. 그 엄위함 앞에서 그 엄청난 한계를 넘어서는 현존의 체험 앞에서 바짝 엎드리게 되는 인간의 태도를 겸손이라고 지칭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전능과 자비 앞에서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며 당신을 찬미하는 영광입니다.

 

다른 측면으로는 자기를 깊게 성찰하고 자각할수록 지닐 수 있는 자세이자 지향이 바로 겸손입니다. 자신의 내면, 그 잘남과 멋짐보다 약함과 상처, 그리고 죄성과 악함까지 성찰하고 나서야 갖게 되는 지극한 자기 겸허의 자세입니다. 이렇게 자신을 깊이 성찰하게 되면 또한 타인에 대한 연민, 공감, 이해 그리고 하느님의 자비의 태도를 닮을 수 있습니다. 나의 죄성을 보건데 어찌 남을 먼저 비판하고 공격할 수 있겠습니까? 그 사람의 잘못을 보면서도 에고 내가 더하면 더했지 아니면 나도 저런 때가 있었지. 나도 그 상황이었으면 그렇게 하고 말았을 거야.’ 하고 갖게 되는 그러한 마음가짐입니다. 이게 바로 겸손의 두 측면인 하느님 체험과 자기 성찰의 결과입니다. 그래서 그륀 신부는 겸손을 덕이 아닌 자세이자 태도라고 규정한 것이지요.

 

요즘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는 인물들이 있습니다. 바로 BTS 방탄 소년단이라는 한국의 아이돌 남자 그룹입니다. 얼마 전 빌보드 앨범 판매 순위인 빌보드 200에서 1위를 기록했습니다. 싸이가 핫 100에서 2위를 기록한 이후에 다시 앨범 판매 순위인 빌보드 200에서 1위를 하는 한국 아이돌그룹이 나오리라고는 저도 생각도 못했습니다. 그것도 이들의 가장 열성적인 팬들이 미국과 유럽 등 이른바 선진국이라고 하는 곳에 매우 많은 것이 의아해서 요즘에 좀 이 BTS라는 아이돌에 대해서 찾아보고 있는 중입니다.

 

이들이 참 대단한 것은 이들은 한국의 대부분의 인기 아이돌을 양산해 내는 삼대 엔터테이먼트 회사 출신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중소 규모의 작은 회사에서 홍보도 할 수 없는 열악한 환경에서 노래와 춤 그리고 그룹의 팀웍을 몇 년째 갈고 닦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자신들의 열악함을 극복하기 위해 오로지 SNS, 그러니까 트위터로 자신들의 일상과 노래를 알리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오로지 유투브 등의 인터넷으로 자신들을 홍보하기 시작합니다. 이들의 뮤직비디오를 본 해외 팬들 사이의 입소문으로 이들은 인기를 얻기 시작하고 무려 천오백 만 명의 팔로워 그러니까 열성 팬들이 생기고 이들은 ‘ARMY’ 군대라고 불리며 역으로 이 방탄소년단을 홍보하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전 세계적인 팬층을 확보한 이들은 자주 자신들을 일상을 팬들과 공유하며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는 새로운 관계를 형성합니다. 이 팬들 아미는 이 방탄소년단, 해외에서는 약자로 BTS라고 불리는 이 아이돌그룹을 세계적으로 만들기 위해서 헌신합니다. 그들의 앨범이 발매되면 구입은 물론이고 홍보까지 팬들이 도맡아 합니다. 이 아미들의 도움으로 방탄소년단은 앨범을 내는 족족 며칠 만에 1억 뷰 이상을 달성하고, 유명 곡들은 3억 뷰, 4억 뷰까지 올라가게 됩니다. 이는 세계 음반 시장을 들썩이게 했고 결국 빌보드에서 2016년과 2017년 동양 그룹 최초로 2년 연속 소셜 아티스트 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또한 빌보드에 진입시키기 위해서 팬들은 수없이 라디오 방송국에 전화를 하고 선물을 보내며 방탄 소년단의 노래를 틀어줄 것을 요청합니다. 몇 년 째 집요한 요청과 선물에 놀란 진행자들은 점차 방탄 소년단의 노래를 틀기 시작했고, 그들의 노래와 안무에 미국인들은 깜짝 놀라기 시작합니다. 이는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그리고 전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현상입니다.

 

급기야 빌보드에서 시상 공연을 하고, 미국 공중파에 정식으로 초청되며, 전세계 투어는 인터넷 예매 몇 분 만에 전석 매진이라는 기네스 기록, 유투브 조회 수 최단시간, 최고 기록 등 연일 기록을 갈아치우게 됩니다.

 

이들의 창의적인 노래와 안무 그리고 신드롬 같은 인기는 현재 영국 그룹 비틀즈에 비견될 정도입니다. 이들의 무엇이 전 세계인들을 움직였을까요?

 

한국의 다른 아이돌그룹과 완전히 다른 점은 이들은 노래의 상당부분을 자신들이 직접 작사, 작곡하고 참여한다는 것입니다. 물로 이 회사의 사장이 최고의 작곡가이지만 이들의 노래가 전세계의 젊은이뿐 아니라 다양한 계층에 감동을 주는 이유는 이들은 정말로 자신들이 고민하고 어려웠던 이야기들은 노래로 만든다는 것입니다. 거기에 세련된 노래 비트와 환상적인 율동과 칼군무, 그리고 늘 새로운 시도를 하는 영화같이 완성도 높은 뮤직비디오는 이들이 다른 그룹과 완전 다른 이미지로 자리매김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들은 정말 바닥에서 시작해서 전세계를 놀라게 한 요즘 말로 가장 핫한 그룹입니다. 그런데 정말 제가 이들에게 눈여겨 보는 것은 그 겸손한 태도입니다. 다른 아이돌 그룹들도 이미지 관리를 위해서 팬들에게 서비스를 잘 하려는 태도가 있지만, 이들은 팬들을 정말로 사랑하고 고마워합니다. 이들은자신들의 성공은 팬들이 만들어 준 것임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아이돌이란 말뜻처럼 팬들이게는 이들이 바로 우상이지만, 이들에게 또한 팬들은 자신들의 부모처럼 자신들을 지켜주고 길러주고 사랑해준 관계가 형성된 것입니다.

또한 이들은 자신들의 어려웠던 시절을 잊지 않습니다. 그리고 늘 자신들이 가장 힘들었던 시절과 현재도 고민하는 부분, 자신들의 약함과 부족함까지도 다 드러내기를 주저하지 않습니다. 이점이 또한 참 놀랍습니다. 다른 아이돌은 포장된 이미지만 보여주지만, 이들은 소소한 그리고 가끔은 망가진 일상적인 모습을 바로 유투브에 올리면서 세계의 많은 젊은이들과 소통하며 그들에게 영감과 희망을 주고 있습니다. 이들의 중심 메시지는 바로 “Love yourself”입니다. 바로 스스로를 사랑하라는 말인데, 이는 혼란과 좌절, 상처와 불안에 빠져있는 동시대 젊은이들에게 주는 희망의 메시지입니다. 또한 이 말이 공허한 구호처럼 들리지 않는 것은 이들은 노래에 자신들의 상처와 아픔을 고스란히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내면의 상처와 어둠을 깊이 바라본 이들이 또 그 어려움을 이겨내는 모습은 이들의 팬들뿐만 아니라 이 BTS를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도 엄청난 힘과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또 이들과 팬들이 가지는 친교와 내밀한 사랑의 관계는 언어와 인종 나라와 문화를 뛰어넘어 정말 새롭고 아름다운 가치를 창출해 내고 있습니다.

 

오늘 주님께서는 꼴찌가 되고 종이 되라는 말씀을 하십니다. 이 방탄소년단은 정말 꼴찌였고 보잘 것 없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최고가 되었지만 그때를 잊지 않고 겸손합니다. 이것이 지금 전 세계인을 놀라게 하고 울리고 있습니다.

 

내면을 깊숙이 성찰하고 겸손의 태도를 지녀야하는 것과 맞물려 내 친구와 이웃과 또한 내밀하게 연결되어야 합니다. 이를 교회에서는 친교라고 부르고 그 친교는 바로 하느님 나라의 현대적 언어입니다. 요즘 방탄소년단을 통해서 전세계의 젊은이들이 하나가 되고 있는 이 현상을 저는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 경이로운 현상에서 성령의 바람을 읽고 있습니다. 바로 깊은 사랑과 배려와 친교의 관계를 바라봅니다.

 

누구든지 이런 어린이 하나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리고 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을 받아들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