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의 신앙인의 자세



    오늘은 죄 없는 아기 순교자들 축일입니다. 헤로데에 의해서 잔인하게 죽임을 당한 아기들은 예수님과 무척 닮았습니다. 무죄하신 예수님께서 모든 죄인들을 대신해서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것처럼, 그 불쌍한 아기들도 예수님을 대신해서 무죄한 상태에서 죽임을 당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예전부터 죄 없는 아기 순교자들을 묵상할 때 자연스럽게 낙태 당한 수많은 태아들이 떠올랐습니다. 그들은 이 아름다운 세상의 한줄기 빛조차 보지 못하고 칠흑같이 어두운 태속에서 죽임을 당했으니 어쩌면 죄 없는 아기 순교자들의 처지보다 더 딱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그와 더불어, 요즘 코로나 시대에 바이러스로 인해서 돌아가신 수많은 노인들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됩니다. 특히 세계 여러 나라에서 지도자들의 오판이나 정치적인 목적과 결부된 경제적 이익 때문에 적절한 대응 시기를 놓치거나 적극적인 코로나 바이러스 차단 정책을 시행하지 않음으로써 상대적으로 바이러스에 취약한 수많은 노인들이 억울하게 희생당해야 했습니다. 경제적인 능력이 없으면 마치 쓰레기처럼 취급당하는 소비주의가 만연한 이 거대한 자본주의 세상 속에서 연약한 노인들은 마치 죄 없는 아기 순교자들처럼 하나 둘씩 쓰러져갔습니다. 그들을 이 배은망덕한 시대가 강제로 양산해낸 “강제” 순교자들이라 칭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칠흑 같은 어둠일지라도 세상의 참 빛으로 오신 예수님께서는 끊임없이 우리를 밝게 비춰주시고 모든 악과 싸워 승리하시며 우리를 온전히 구원해주실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께서는 죄악의 근원이 바로 우리 안의 두려움이라고 알려줍니다. “이 자녀들이 피와 살을 나누었듯이, 예수님께서도 그들과 함께 피와 살을 나누어가지셨습니다. 그것은 죽음의 권능을 쥐고 있는 자 곧 악마를 당신의 죽음으로 파멸시키시고, 죽음의 공포 때문에 한평생 종살이에 얽매여 있는 이들을 풀어 주시려는 것이었습니다.”(히브 2,14-15) 하지만 요한 1서에서 전해주듯이, “사랑에는 두려움이 없습니다. 완전한 사랑은 두려움을 쫓아냅니다.”(1요한 4,18) 오늘 화답송 말씀처럼, 우리의 구원은 주님 이름에 있습니다. 주님께는 우리를 온갖 두려움의 올무에서 풀어 해방시켜주실 강력한 힘이 있습니다!

    헤로데는 자신의 권력을 잃을까 두려운 나머지, 그 두려움의 영에 이끌려 수많은 무죄한 아기들을 학살하는 끔찍한 죄악을 저질렀습니다. 반면에 요셉과 마리아께서는 선하신 성령에 이끌리시어 자신의 자녀를 잃을 것에 대한 두려움에 지배당하지 않으시고 그 두려움의 그물에서 벗어나시어 참된 자유를 맛보실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집트로 피신하심으로써 몸이 해방되신 것뿐 아니라, 늘 주님께 의탁하고 그분 사랑에 오롯이 투신하는 기도의 삶으로써 분명히 마음으로도 해방되셨을 것이지요.

    이사야 예언서 43장에 다음과 같은 말씀이 있습니다. “내가 너를 구원하였으니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으니 너는 나의 것이다. 네가 물 한가운데를 지난다 해도 나 너와 함께 있고 강을 지난다 해도 너를 덮치지 않게 하리라. 네가 불 한가운데를 걷는다 해도 너는 타지 않고 불꽃이 너를 태우지 못하리라.”(이사 43,1-2) 그처럼 주님께서는 우리의 어려움들과 시련들을 제거해주시는 분이 아니라 그 시련들 한 가운데에서도 늘 우리와 함께하시면서 그것들을 잘 “통과”하도록 협조해주시는 분이십니다. 그것은 이 코로나 시대에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당연히, 백신이 나와서 백신을 맞는다 하더라도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을 확률이 100%로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백신이 있더라도 백신의 협력을 느끼면서 일상의 삶에서 자신이 건강하게 살도록 계속적으로 잘 “선택”해나가야 바이러스에 걸리지 않을 확률이 높아질 것입니다. 또한 백신을 통해서 집단면역이 형성되어 코로나 바이러스가 종식된다 하더라도 언제든지 또 다른 신종 바이러스가 출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처럼 여정 중에 있는 나약한 인간인 우리에게 두려움이 완전히 없을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의 삶은 요셉과 마리아처럼 우리가 얼마나 주님께 의탁하며 성령을 선택하며 성령에 이끌려 사는가에 달려있을 것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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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은총으로 지금의 내가 되었습니다.

하느님께서 나에게 베푸신 은총은 헛되지 않았습니다." (1코린 1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