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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말해야 할지 일러 주실 것이다

1226/ 성 스테파노 첫 순교자 축일

1독서 : 사도 6,8-10; 7,54-59 / 복음 : 마태 10,17-22

    

성경에서 오늘 복음 앞의 부분의 말씀을 봅니다. 예수님께서 열두 사도를 뽑으시고, 열두 사도를 파견하십니다. 그리고 파견 갔을 때 박해를 각오하라고 하십니다. 복음에서는 증언할 때의 마음가짐을 알려줍니다. “사람들이 너희를 넘길 때, 어떻게 말할까, 무엇을 말할까 걱정하지 마라. 너희가 무엇을 말해야 할지, 그때에 너희에게 일러 주실 것이다.”(마태 10,19) 복음 선포를 하다 보면 박해 받을 것이고, 증언하실 때 알려 주실 거라고 약속하십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파견 받아 간 자리에서 내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일러 주시는 데로, 아버지의 영이 말씀하시도록 해야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 삶의 자리에서, 어떻게 아버지의 영이 말씀하시도록 하는지 봅니다.


수도원 선배 수사님들의 모습에서 봅니다. 신학원에서 양성자로 있을 때는 보통 1달이나 2달에 한 번 정도 양성장 수사님과 면담이 있습니다.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습니다. 촛불을 켜놓고 시작 기도로 시편을 읽었고, 그리고 마침 기도로 영광송을 했습니다. 시편으로 시작 기도를 한다는 것은 하느님께 면담을 이끌어 주시도록 청하는 기도입니다. 양성장 수사님은 자신의 생각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양성자 형제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전하고자 합니다. 면담 뿐만 아니라, 중요한 대화를 나눌 때에도 시작 기도가 도움이 됩니다. 기도를 하고 대화를 나누게 되면, 그 안에는 아버지의 영이 함께 하시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저의 경험 안에서, 내 목소리가 아닌, 주님께 맡겼던 경험이 있었습니다. 직장에서는 선배와 후배가 있고, 선배는 후배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줍니다. 수도원도 마찬가지로, 선배 수사님은 후배 수사님께 조언을 해주게 됩니다. 저의 경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저도 후배 수사님의 자리, 선배 수사님의 자리에 있게 됩니다. 저는 조언을 하는 역할이 어렵지만, 선배 수사의 역할이 주어진다면 또 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저는 한 후배 수사님께 타당한 조언을 몇 차례 해주었지만, 후배 수사님은 제 말을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기분이 좋지 않았고, 이 부분을 놓고 기도를 했었는데, 준주성범에서 실마리를 찾았습니다.


누가 만일 네게 한두 번 훈계를 듣고도 고치지 않는다면 그와 다투지 말고 오직 하느님께 그 사정을 다 맡겨 하느님의 뜻과 영광이 하느님의 모든 종들 안에서 드러나도록 하라. 왜냐하면 하느님께서는 악을 선으로 바꾸실 줄 아시는 분이시기 때문이다. 너는 남의 과실과 연약함이 어떠한 것이든지 그것을 끈기 있게 참는 법을 배워라. 너도 다른 사람이 견뎌야 할 많은 결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너도 제 자신을 마음대로 못하여 원하는 대로 하지 못하는데 어찌 다른 사람이 네 뜻대로 되기를 바랄 수 있겠는가? 우리는 남들이 완전한 사람이 되기를 희망하면서도 우리 자신의 허물은 고치지 않는다.”(토마스 아 켐피스, 준주성범, 가톨릭출판사, 2011, 52-53) 내 생각으로는 타당하다는 조언이지만, 조언이 전달이 안 된다면, 하느님께 맡겨야 함을 볼 수 있었습니다.


조언을 할 때는, 내가 하고 싶은 말, 이성적으로 타당하다고 하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런 말들은 나의 이성이 원하는 것이지 아버지의 영이 원하는 대화가 아닙니다. 우리가 파견되는 자리에, 우리가 대화하는 자리에, 아버지의 영이 함께 하시도록 자리를 내어 드리려고 합니다. 아버지의 영께서는 언제나 너희가 무엇을 말해야 할지, 그때에 너희에게 일러 주실 것입니다.”(마태 10,19)



 



어떻게 하면 주님을 기쁘게 해드릴 수 있을까 하고

주님의 일을 걱정합니다. (1코린 7,32)

무엇이든지 그가 이르는대로 하시오. (200주년 신약성서 요한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