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노이아 (Metanoia)

 

 

    오늘은 부활 제2주일이자 하느님의 자비 주일입니다. 우리는 신앙인으로 살아가면서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를 이웃들과 나누는 삶이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삶이라는 것을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실제 삶으로 실천하는 데는 여러 가지로 어려움을 겪는 것 같습니다. 인간의 타고난 연약한 본성으로 말미암아 세상의 기준과 논리에 쉽게 휩쓸리기도 하고, 처한 상황이나 환경과 기분에 따라 마음이 좁아지곤 하여 이웃들에게 마음의 문을 닫고 서로 원활하게 사랑을 나누지 못하게 되기도 합니다.


    가톨릭 영성 작가이자 강연자이신 로널드 롤하이저(Ronald Rolheiser) 신부님께서는 복음서에서 회개로 번역된 그리스어 메타노이아’(Metanoia)의 깊은 의미를 새롭게 소개해주셨습니다. 신부님에 따르면, 메타노이아(Metanoia)(above)를 의미하는 그리스어 ‘Meta’마음(mind)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Nous’의 합성어로서, 본능을 떠나서 더 넣은 마음으로 이기적이거나 자기 보호적으로 되지 않고, 괴로워하거나 부정적으로 되지 않으며 자비심을 잃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메타노이아는 인간의 본성적인 좁은 마음에서 하느님의 넓고 큰 마음으로 나아가는 것을 뜻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최근에 봉독되는 예수님의 십자가 수난과 부활의 신비에 관한 말씀들을 통해서 예수님 안에서 드러나는 하느님의 넓은 마음과 크신 사랑을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유다의 밀고로 겟세마니에서 예수님께서 잡혀가실 때 제자들은 두려움에 사로잡혀 모두 달아나 버렸고, 뒤늦게 예수님을 뒤따라갔던 베드로는 세 번씩이나 예수님을 모른다고 부인했었습니다. 가장 힘든 시기에 혼자 남겨지셨던 예수님께서는 얼마나 고독하셨을지요? 하지만 평소에 믿고 의지하셨던 제자들로부터 그처럼 배신당하셨음에도, 그분께서는 십자가 죽음 후에 부활하시고 나서도 어김없이 다시 제자들에게 찾아가셨습니다. 끝까지 제자들을 포기하지 않으시고 계속해서 그들에게 복음을 전해주셨지요.


    오늘 복음에서처럼 유다인들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문을 걸어 잠그고 숨어 지내던 제자들에게 찾아가시어 새로운 영, 넓고 큰 마음을 불어넣어주시며 다시금 사랑과 자비의 기쁜 소식을 전해주셨습니다.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자신에게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니(요한 20,23 참조), 당신을 십자가 죽음으로 몰아넣은 유다인들을 용서하고 그들에게 또다시 복음을 전하러 가라고 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지속적으로 박해했던 원수 같던 바리사이들에게도 결코 마음의 문을 닫아걸지 않으시고 끝까지 그들에게 복음을 전해주셨기에, 그들 중에는 예수님의 제자가 된 이들도 있었지요. 마침내,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서 모든 원한과 죽음까지도 극복하는 하느님의 크신 사랑과 자비를 체험한 제자들은, 180도 바뀌어 세상 곳곳으로 나아가 목숨을 바치면서까지 복음을 전했다고 합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하느님께서는 사랑이십니다.”(1요한 4,16) 그리고 사랑이신 하느님에게서 태어난 우리들 또한 사랑입니다. 우리의 작은 세포 하나, 하나가 사랑으로 만들어진 사랑의 세포입니다. 그래서 우리 안에는 사랑을 실천하고자 하는 갈망이 무척 많이 잠재되어 있습니다! 단지 여러 가지 두려움 때문에 좁은 마음이 되어, “두려움의 망에 걸려서 사랑을 제대로 발산하지 못할 뿐입니다. 유다인들이 두려워 방에 문을 걸어 잠그고 숨어 두려움의 종살이를 했던 제자들처럼 말이지요.


    베트남에 살고 있는 저는 베트남어 실력이 아직 높지 않아 베트남 사람들과 의사소통하는 데 어려움이 많이 따릅니다. 그래서 어눌하게 베트남어를 말하면 베트남 사람들로부터 무시당하고 상처 받지 않을까?’라는 두려움 때문에 위축되어 말수가 적어지곤 합니다. 하지만 하느님께 의지해서 그분의 힘으로 계속적으로 베트남 사람들 앞에서 적극적으로 말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연약한 저 자신의 힘으로는 어렵지만, 하느님께 의지해서 해나갈수록 보다 수월해지고, 그분께서 계속해서 크고 굳센 마음을 새롭게 주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당신의 십자가 상처를 제자들에게 거리낌 없이 보여주시며 만지게 하시는 모습이 사뭇 놀랍게 다가옵니다. 서로의 상처와 상처받기 쉬운 모습까지도 기꺼이 드러내고 나누며 서로 어루만져 주는 그런 큰 마음은 분명 하느님의 크신 사랑에서부터 나오는 것일 겁니다. 천국과 지옥은 다름 아닌, 우리가 얼마큼 하느님의 사랑에 자신을 개방하고 그 사랑을 마음으로 받아들이며 이웃들과 나누는가에 달려있을 것입니다. 우리 모두 하느님의 크신 사랑에 우리 자신을 기꺼이 열어드림으로써 그분께서 우리 자신을 계속해서 보다 큰 사랑으로 변화시켜주시도록 해드립시다! 그럼에 따라 우리는 지상에서부터 하느님 나라를 점점 더 가까이서 체험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회개하여라!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마태 3,2)”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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