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쁜 소식을 선포하러 갈릴래아로!



    형제자매 여러분, 부활 축하드립니다!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하여 신음하고 있는 이 때에도 우리 주님께서는 어김없이 부활하셨습니다! 주님께서는 결코 죽음에 머물러 계실 분이 아니셨습니다. 천사는 두 여인에게 다음과 같이 기쁜 소식을 선포하였지요. “그분께서는 여기에 계시지 않는다. 말씀하신 대로 그분께서는 되살아나셨다!”(마태 28,6)

 

    천사는 또한 부활하신 주님께서 제자들보다 먼저 갈릴래아로 가실 것이고, 제자들은 거기서 주님을 뵙게 될 것이라고 전해주었습니다. 그처럼 하느님 안에서, 그분의 사랑으로 새롭게 태어난 이들은 그 기쁨을 세상에 선포하러 나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웃들에게 그 기쁨을 전하러가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께서 몸소 부활을 체험하셨기 때문에 그 기쁨을 전하러 누구보다도 빨리 가시게 되는 겁니다. 나약한 우리가 비록 죽더라도 주님의 권능으로 말미암아 다시 살게 된다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전하는 복음, “기쁜 소식입니다! 주님의 부활 소식을 처음 들은 여자들은 두려워하면서도 크게 기뻐하였다고 합니다.


    우리 모두, 당시 주님과 제자들이 느끼셨을 부활의 기쁨에 대하여 상상해보고 마음으로 함께 느낄 수 있는 은총을 청해봅시다. 예수님께서 부활하시기까지 우리를 위하여 얼마나 많은 고난들을 겪으셔야 했고, 그 고통은 얼마나 심했을지요? 그리고 그분의 수난을 직접 목격하고 곁에서 끝까지 함께했던 그분의 제자들의 마음은 과연 어떠했을지요? 그런 십자가의 과정 다음에 맞이하게 된 찬란한 부활은 주님과 제자들에게 형언할 수 없는 기쁨을 가져다주었을 것입니다.


    저는 작년에 베트남역사학과 석사학위 논문을 작성하면서 작은 부활 체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외국어로 논문을 쓴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베트남어 실력이 아직 높지 않다보니 논문 자료를 찾는 것에서부터 자료를 읽고 분류하고 논문 내용을 작성하는 일련의 과정 모든 부분에서 시간이 많이 걸렸고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많이 받아야 했습니다.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유혹도 들었고 논문 쓰는 것을 회피하여 다른 데 시간을 많이 허비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주님께 간절히 의탁하고 기도하면서 그 기도의 힘으로 끝까지 긴 과정을 잘 마칠 수 있었고, 그에 따라 큰 보람과 기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박사과정이 또 남았지만, 석사과정을 통해서 논문을 작성하는 일에서 이미 죽음과 부활의 과정을 거듭하며 성장했기 때문에 이제는 보다 수월하게 해나갈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아마 여러분들 각자도 어떤 사고나 질병, 어려운 일 등으로 오랫동안 힘든 시간을 보내다가 거기서 회복되거나 극복하고 벗어난 후에 큰 기쁨을 맛보았던 경험들이 있을 겁니다.


    그와 같이 십자가가 없으면 부활도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그 십자가의 과정을 주님과 함께 충실히 통과할수록 부활의 기쁨도 그만큼 커지게 됩니다. “눈물로 씨 뿌리던 이들, 환호하며 거두리라!”(시편 126,5),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얻을 것이다.”(마태 16,25) 이처럼 지극히 역설적인 복음의 신비는 우리 인생의 대원칙이자 불변의 진리입니다! 이는 다름 아닌, 우리 삶의 여정 그 자체로서, 오늘 우리가 예수님의 부활을 기념하듯이, 두려움의 종살이에서 자유로, 어둠에서 빛으로, 죽음에서 생명으로, ‘에서 우리로 건너가는 파스카의 신비입니다! 십자가 고통이 두려워 예수님을 세 번씩이나 배반했고 유다인들이 두려워 다락방에 숨어 지냈던 베드로 사도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직접 체험하고 마음으로 받아들인 후에는, 예수님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유다인들 앞에서도 무척 담대하게 복음을 선포하였지요. 그러한 모습이 바로 우리들 자신의 모습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안타깝게도 요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하여 외출하기가 쉽지 않아 복음을 선포하는 방법에 제약이 많이 따르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져 단조롭게 반복되는 일상이 따분하게 다가올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런 때에 무의미하게 시간을 보내기 보다는 이것을 기회삼아 지혜롭게 잘 활용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갈릴래아는 예수님께서 복음을 선포하신 주요 활동무대로서 제자들과 공생활의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셨던 일상의 자리였습니다. 제자들은 갈릴래아에서 예수님으로부터 불림 받았고 거기서 예수님과 많은 시간 동고동락하며 희로애락을 같이했지요. 그런 곳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다시 만나게 된다면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죽음까지도 극복하시고 우리와 영원히 늘 함께하시는 분이심을 마음으로 깊이 실감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또한 자연스럽게 예수님과 함께 했던 지난 여정을 되돌아보게 됨으로써, 일상 안에서 끊임없이 크고 작은 죽음과 부활을 반복하면서 주님의 말씀으로 성장해갔던 그 파스카의 여정을 보다 뚜렷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들도 이번 기회에 일상에서의 지난 여정을 찬찬히 되돌아보는 시간을 꼭 가져보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주님께 감사드리는 마음이 생겨날 것이고, 또한 그럼에 따라 일상에서 우리 가운데 살아계신 주님을 보다 가까이서 만나 뵐 수도 있게 될 것입니다.


    한편, 갈릴래아는 이스라엘 국경과 가까워 이민족들이 많이 살고 있었고, 갈릴래아 호수로 인하여 비옥한 땅을 지니고 있어 가진 자들에 의해 착취당하는 가난한 이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 갈릴래아는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이 특히 많이 살고 있던 지역이었습니다. 요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팬더믹 상황에서 독거노인, 노숙자, 이주노동자 등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이 바이러스로부터 자신을 방어하는 데 가장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스도의 한 몸의 지체로서 우리 몸의 일부인 그들을 위해서 우리들 각자가 어떠한 방법으로 그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할지 고민해야 하겠습니다.

 

    부활하신 주님, 사랑의 예수님, 저희에게 새로운 영을 불어넣어 주시고 늘 저희와 함께 동행해주시어 저희가 지금의 이 어려운 시기를 무사히 잘 통과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이끌어주소서. 그리하여 오늘 당신과 당신의 제자들이 체험하셨던 부활의 기쁨을 저희가 그때에 다시 함께 누리고 이웃들과 마음껏 나눌 수 있는 은총 허락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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