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 면형의 집, 3박4일 피정을 마친 뒤,

두고 온 추자도,

가지 못한 추자도에 대한 미련으로 고민한 9개월.


오매불망 추자도만 생각하다가

면형의 집 피정에 추자도만 함께하면 되겠다는 생각.

그리운 면형의 집 가족들도 한 번 더 볼 수 있고......


5월에 예약을 했다가 항공권이 구해지지 않아

6월로 미뤘다.

9일기도 드리면서 간절히 바랬다.

하루에도 몇 번이나 제주 날씨 조회하고,

전날에는 결국 제주 여객터미널에 전화를 했다.


휴가를 내고

5시 알람에 6시55분 비행기로 날아갔다.

버스 기다리는 것도 마음 급해 택시를 탔다.


그리운 얼굴들 찾느라 주변을 배회하는데,

지난 9월에 대합실에 앉아서 도시락 먹던 모습에 생각이 멈췄다.

도시락을 먹기 전까진 추자도 가리라는 기대에 부풀어 있었지만,

돌아서야만 했었다.


반가운 얼굴들......

지난 해 보다 더 목이 잠긴 베드로 수사님.

6월의 태양에 그대로 노출된 안나 실장님.

귀염둥이 낯선 수사님

온통 반가운 얼굴들이다.


드디어 타게 된 추자도행 퀸스타 2호.

상상속의 추자도보다 훨씬 더 아름다운 곳.

며칠 전 200m의 비가 우리보다 먼저 와서 곱게 단장을 했다.


추자도 공소 미사.

어린 시절 엄마 손 잡고 시골에서 봉헌했던 공소미사가 생각난다.

모두가 한 가족이었던 그 시절이 그리웁다.


무척이나 가파른 길..

나중에야 알게 된 그 애끓는 사연.


사대부 귀한 자녀로 태어나

뿌리도 모르고 자란 그 모습 그대로의 작은 묘.

아~~~~ 저기 누워서 얼마나 엄마를 그리워했을까?

얼마나 원망을 했을까?

얼마나 보고 싶었을까?

엄마 얼굴만이라도,

목소리만이라도...


세상 것 다 거머쥐고 태어난 정난주 마리아.

10여년의 긴 기다림 끝에 얻은 세상에서 가장 귀한 아들.

2년의 세월만 모자로 살게 한 모진 하느님.

반역죄인의 아들보다

이름 모를 이의 아들이 낫기에

모자의 끈을 놓았다.

아니, 꽁꽁 얽어맸다


황새바위.

제주 길목에 던져 둔 가녀린 분신.


20년 세월의 눈물이 흐르는 추자도 앞바다.

살아 있는 아들 소식에 눈물

슬픔

기쁨

그리움

외면할 수밖에 없었던 그 아픔.


아들의 원망.

분노

그리움

누가

무엇이 그 천륜을 끊어 놓았는가?


엄마가 되어

아들이 되어

서로 마주 보자고

추자도 젤 꼭대기에서

자나 깨나 엄마만 바라본 가엾은 아들.

엄마의 눈물은 아직도 추자도 앞바다에 흐르고 있다.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그리 살아야 했을까?


주님!!!

이 모자를 이젠 당신 곁에서 행복하게 살게 하소서.


추자도의 아름다움

모자의 가슴 아픈 사연

나를 돌이키기에 충분했다.

추자도를 볼 수 있음에 감사드린다.


돌아오는 뱃길.

이게 배멀미인가?

생애 첫 배멀미.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다.

기도 드렸다.


감사 드렸다.

배멀미의 고통을 알게 해 주셔서.....

추자도를 떠날 때 하게 해 주셔서 ......


주님! 제게 성모님의 기다림을 주소서.

난주 마리아의 고통을 견디어 내는 인내와 용기를 주소서.

저의 아오스팅.

토마스 아퀴나스

먼 길에서 마주 바라만 보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

눈 비비며 일어나 엄마랑 손잡고 가서

새벽미사 복사의 그 마음을 주소서.

그들의 인생에 당신의 자리가 가장 크다는 것을 알게 하소서.



동행한 모든 분들,

작별도 제대로 못 하고 빈 정신으로 돌아서야 했다.

함께한 모든 분들 감사드린다.

3박4일의 풍성한 은총으로

당신의 자녀로 잘 살아 가도록 기도드린다.

면형의 집 가족들 평화와 사랑의 삶을 봉헌한다.

그분들을 위해서 늘 기도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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