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시간 밤 10시 50분

미남은 잠꾸러기라 수사님은 이미 잠들어야 할 시간이란다. 

그런데 밤공기를 맡으며 성북동 주변을 한바퀴 휘 돌고 왔어.


왜...

그렇게 수사님들에게 사랑을 많이 남기고 떠나갔니.


시간은 절대성과 상대성이 있어서

천년도 하느님 눈에는 하루가 되는 것 처럼

1박 2일의 짧은 시간에 여운이라는 긴 시간을 남겨 두고 떠난 너희들이

신부님은 정말 많이 보고 싶다. 

그래서 밤길을 걸었어.

수사님들과 수다를 떨면서 걸었지만

우리 수사님들은 온통 너희들 이야기 뿐이었단다.


형우수사님은 말했지

"왜 그러셨어요? 내년에 이곳에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데 왜 그러셨어요

왜 내년에 또 보자고 하셨어요?"

내가 답했지

"그러게 사랑이, 내 마음을 움직였나봐"


평화의 인사에 모두 "용" 으로 반겨준 너희들 사랑한다. 

버스정류장 까지 보이지 않는 손을 흔들어 준 너희들을 사랑한다.

하느님의 어린양을 목청 터져라 부르고

내게 강같은 전례에 미친듯이 환호한 너희들을 사랑한다.


지금 내가 너희들을 생각하니 얼굴에 미소가 지어지는 건

아마도 너희들 안에 하느님이 함께 하셨기 때문일꺼야.


또보자. 


트레아비앙또!


레크의 신 흩어지세 모이세 수사님이. 

profile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반석 아가다 이영준 모이세 수사 신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