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4일부터 7일 산들피정 후기글입니다. 늦었지만 함께 나눕니다.




찬미 예수님!


안녕하세요, 저는 <성서와함께> 편집부에서 일하고 있는 김대희 루도비꼬입니다.

201864일부터 7일까지 산들평화순례피정(면형의 집)을 다녀왔습니다.

황사평 성지부터 성 김대건 신부 제주표착기념관까지. 피정도 피정이지만, 대략적으로만 알았던 제주도의 역사와 아픔을 한층 깊게 알게 된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첫째 날, 성지와 4.3. 평화의 공원에서 이동철 베드로 수사 신부님의 설명을 들으면서 , 제주도에 대한 애착이 무척 강하시구나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둘째 날 오전 강정마을에 대한 강의를 들으면서는 ,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이 강한 분이시구나하고 생각했습니다. 제주해군기지에 대한 강한 어조의 비판 속에 담긴 조심스러움이 느껴질 때는 저도 조마조마해졌습니다. 혹시라도 누군가가 불편을 기색을 드러낼 때의 민망한 상황이 머리 속에서 그려졌기 때문입니다.


저는 강정마을에 가지 않고 올레길 7코스를 돌았습니다. 같이 간 형제, 자매님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와중에도, 제 안에 계속해서 맴도는 단어가 하나 있었습니다.

불편함.’ 제 몸, 제 가족 챙기기에도 빠듯한 현실 속에서, 지금 당장 나와 관계없는 일에 대한 무관심, 일상화된 개인주의를 자연스러운 것으로 여겨 오지 않았던가? 제 관심과 삶이 원치 않는 영역과 연결될 때 생기는 귀찮은 일들이, 곧 불편함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으로서 따라야 하는 하느님의 정의를 생각할 때, 불편함의 의미는 다른 것이었습니다. 의로운 일이라도 저와 관계없는 일이면 연루되고 싶지 않은 게으름, 괜히 참견했다가 피곤해지고 행여나 피해를 볼까 벌벌 떠는 겁많은 이기심이 양심에 찔리는 불편함이었습니다.


피정을 다녀오고 저에게는 숙제가 하나 주어졌습니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어떻게 그리스도인답게 살 것인가? 어떤 문제, 그것이 꼭 사회적 거대 담론이 아니더라도 가정, 주변 사람과의 관계, 공동체 안에서 일어나는 문제에 직면했을 때, 어떻게 그리스도인답게 해결책을 찾을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한 때 철학을 공부한답시고 이런저런 사회문제에 큰 목소리를 내고자 했었던 청춘의 시절이 있었습니다. 이 숙제가 그때처럼 다시 제 마음에 생기를 불어넣어 주는 것만 같아 가슴이 설렙니다.

이런 은총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동행해 주신 프란치스코 원장 수사님과 베드로 수사 신부님을 비롯한 면형의 집 모든 식구에게도 감사드리고, 영육 간 건강을 빕니다. 또 제주도의 아픔은 치유되고, 그 아름다움과 평화가 오래오래 지켜지기를 주님께 기도드리겠습니다.


면형의 집, 파이팅! <성서와함께>, 파이팅!


추신: ‘면형의 집식사가 정말 맛있었다고 형제님들이 난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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