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729 연중 제 17 주일(요한 6, 1-15)

 

찬미 예수님!

 

나무꾼과 산신령 요즘 버전입니다.

 

이 더위가 네 것이냐?”

아닙니다. 이것은 한여름의 불볕더위입니다.”

그럼 이 습기가 네 것이냐?”

이건 태평양에서 온 습기입니다.”

그렇다면 이 미세먼지가 네 것이로구나.”

아닙니다. 이것은 중국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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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정직한 한국인이로다. 그러니 셋 다 가져가도록하여라!”

 

지난 주에는 참 안타깝고 황망한 일이 있었습니다. 바로 진보 정치의 큰 인물이었던 노회찬 의원의 투신 사망 사건입니다. 그는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노동 운동에 뛰어듭니다. 노동자들과 같은 삶을 살면서 그들을 위해 한 생을 살기로 스스로 다짐합니다. 그때가 광주 민주화 항쟁이 끝난 직후인 1982년이었습니다. 그의 증언을 들어보겠습니다.

 

원래는 대공장 들어가려고 기아자동차에 시험 쳐서 붙었는데 실수를 해서 예비군 때문에 대학출신이라는 게 밝혀져서 떨어졌어요. 그래서 인천에 있었던 현대정공 하청 회사에서 아주 초보적인 운동을 하고 있었죠. 그때만 해도 저희는 변혁을 위해서 노동자가 되어 평생을 노동자로 살아야 된다고 생각해서 기술도 배웠어요. 청소년 직업학교 다녀서 용접기술을 배웠죠. 그러고 있는데 83년쯤 되니깐 12명 현장에 대학출신이 생기더니 84년 되니깐 더 많은 수로 학교 졸업한 위장취업자들이 오는 거라. 자연스럽게 그 전에 알고 지내던 후배들이 같이 하자 해서 써클을 만들었어요.”

 

그는 또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몇 년 간의 옥고를 치르기도 하였고, 진보 정치를 통한 노동자와 민중을 위한 삶을 살고자 정치에 입문합니다. 그의 정확하고 진솔한 정세 파악과 촌철살인의 어법은 많은 이들의 공감과 사랑을 불러일으킵니다. 심상정 의원과 더불어 진보 정치를 국민들에게 가까이 다가설 수 있게 한 일등 공신이기도 합니다. 아직도 진보 정치를 의심의 눈으로 보는 분들이 많으시지만 사실 우리 교회의 공식적인 문헌과 사회교리에 비추어 보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교회의 가르침과 많은 부분 일치하는 곳이 진보 정당이기도 합니다.

 

노회찬 의원은 우여곡절 끝에 정계 입문에 성공합니다. 그가 17대 의원 활동 때 활약한 내용입니다.

 

노회찬은 17대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배치되었다. 노회찬은 2004년 국정감사에서 피감기관이 뽑은 베스트 의원에 선정되었다. 2007129일 언론사 정치부 기자들이 선정하는 백봉신사상에서 신사적인 의원 베스트 10에 뽑혔다. 이외에도 2005년 여성이 뽑은 여성친화적인 남성의원 1, 2006년 카드포인트 정치후원금 1, 2006년 진보지식인 대상 설문조사 대권후보 2, 2005년 시민운동가가 뽑은 최우수 의정활동 1, 2005PD들이 뽑은 베스트 의원 1위에 뽑혔다. 여성단체 호주제폐지 감사패, 한글을 빛낸 큰 별, 무지개 인권상, 장애인 차별금지법 감사패, 동남아 쓰나미 국회의원 우수외교상, 조선왕조실록 환수추진으로 불교계 감사패 등을 수상했다.

노회찬은 삼성그룹으로부터 떡값을 받아온 검사 7인을 공개한 이른바 "삼성 X파일"을 폭로했다.

17대 국회 (2004-2008) 4년 임기동안 총 467건의 의안을 발의하였다. 이중 본회의에서 가결된 의안은 총 31건이다.

 

그리고 19, 20대 국회의원을 역임하며 진보 신당 창당과 정의당 활동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드루킹 특검과 관련하여 동창 변호사에게 사천 만원을 받은 것이 문제시 되자,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됩니다.

그의 유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20163월 두 차례에 걸쳐 경공모로부터 모두 4천 만 원을 받았다. 어떤 청탁도 없었고 대가를 약속한 바도 없었다. 나중에 알았지만, 다수 회원들의 자발적 모금이었기에 마땅히 정상적인 후원절차를 밟아야 했다. 그러나 그러지 않았다. 누굴 원망하랴. 참으로 어리석은 선택이었으며 부끄러운 판단이었다. 책임을 져야 한다. 무엇보다 어렵게 여기까지 온 당의 앞길에 큰 누를 끼쳤다. 이정미 대표와 사랑하는 당원들 앞에 얼굴을 들 수 없다. 정의당과 나를 아껴주신 많은 분들께도 죄송할 따름이다.

잘못이 크고 책임이 무겁다. 법정형으로도 당의 징계로도 부족하다. 사랑하는 당원들에게 마지막으로 당부한다. 나는 여기서 멈추지만 당은 당당히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 모든 허물은 제 탓이니 저를 벌하여 주시고, 정의당은 계속 아껴주시길 당부드립니다.”

 

1910829일 선비인 황현 선생은 일본 놈들에게 경술국치를 당하고 동생인 황원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남긴 뒤 자결하였다고 합니다.

 

세상 꼴이 이와 같으니 선비라면 진실로 죽어 마땅하다.

그리고 만일 오늘 안 죽는다면 장차 반드시 날로 새록새록 들리는 소리마다 비위에 거슬려 못 견뎌서 말라빠지게 될 것이니 말라 빠져서 죽느니 보다는 죽음을 앞당겨 편안함이 어찌 낫지 않겠는가.”

 

하지만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노회찬 의원이 살아온 삶과 저간의 언행은 작금의 정치인들과는 그 궤를 완전히 달리합니다. 일반 정치인들이 권력을 추구하고 자신의 부귀영달을 목표로 삼는다면, 참 보기 드물게 정말로 국민과 나라를 걱정하고 자신의 안위보다는 민중의 복지와 행복을 우선시한 인물이 노회찬 의원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자금 수수 논란으로 자신의 청렴했던 생에 오물이 튈 것이 분명하고 무엇보다 도덕적 우월성을 최고의 무기로 삼던 진보 진영에 화가 미칠까 걱정되어 자결을 결심하게 됩니다.

 

고려대 정외과를 나오고서 평생을 노동 운동을 하겠다 다짐하며 다시 공장으로 취직한 그 심정을 저는 아직 다 헤아리지 못하겠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귀영화를 목표로 사는데, 노동자들을 위해서 한생을 바치겠다는 그 결심을 저는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노회찬 의원은 특별한 종교를 가진 것도 아니지만,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것. 사람이 주인인 세상을 위해서 생을 바치고자 했습니다. 이런 분이기에 그의 장례식에는 수천 명의 조문객이 귀천을 따지지 않고 긴 시간을 기다리며 조문하였다고 합니다. 그런 분이기에 자유 한국당 등 보수 진영에서도 진심으로 조의를 표하였다고 합니다.

 

그분이 선택한 자신의 목숨을 던진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분의 삶에서 저는 많은 것을 배웁니다. 수도자인 저보다 더 하느님 나라를 갈망하고 살았던 그분에게 삼가 조의를 표하며 하느님의 자비하심이 노회찬 의원의 영혼을 위무하여 주시기를 청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오천 명을 먹이는 기적을 베푸십니다. 이를 두고 서 크게 두 가지로 해석합니다. 첫 째는 나눔의 기적입니다. 오병이어를 나눈 것은 어린아이였습니다. 아이가 먼저 먹을 것을 내어놓자 여기저기서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누기 시작하였다는 해석이지요. 우리도 소풍이나 여행을 가게 되면 먹을 것은 넉넉히 싸가는 것은 기본입니다. 그래서 모두가 먹을 것을 조금씩 내어놓자 그 남은 양이 열 두 광주리를 채웠다는 이야기로 해석합니다.

 

하지만 저는 정통적인 해석인 두 번째를 지지합니다. 바로 진짜 하느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가 빵을 만들어내셨다는 것입니다. 1독서의 엘리사는 보리빵 스무 개로 백 명을 먹입니다. 그런데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는 보리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 천 명을 먹입니다. 이는 엘이사가 예언자임을 증명한 기적과 대비시킨 예수가 오기로 한 그 예언자, 그리스도요, 하느님이라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분명 복음의 구절은 예수가 감사기도를 드리고 빵과 물고기를 주셨다고 기록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분은 정말 세상에 오시기로 되어 있는 그 예언자시다.” 라고 감탄하며 그분을 임금으로 추대하려고 합니다.

 

그저 나눔의 기적이었다면 이러한 반응은 앞뒤가 맞지를 않습니다. 그 자리에서 예수님은 분명 물리적 자연법칙을 넘어서는 기적을 행하셨음이 분명합니다.

그것이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졌는지는 모릅니다. 하늘에서 빵이 내려왔는지 주님의 손끝에서 빵이 만들어졌는지, 아니면 빵들이 자기 복제를 하듯이 순식간에 불어났는지는 명확히 알 수 없지만, 오천 명이 배부르게 먹고 남았다는 사실과 사람들이 그를 예언자 메시아로 여길 정도로 엄청난 일이 일어났다는 사실이 우리에게 전해지는 것입니다.

 

주님이 많은 군중을 배부르게 먹였듯이 수많은 민중들의 삶이 더 나아지기를 바란 노회찬 의원이 오버랩됩니다. 하느님 나라는 우선 가난한 사람들이 대우받은 나라일 것입니다. 하느님의 다스림은 우선 가난한 사람들에게 먼저 호의를 베푸는 다스림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지향하는 하느님 왕국, 손 닿으면 있다는 그 왕국을 우리는 어떻게 찾아가고, 만들어내고, 완성시킬지 오늘 하루 잠시 묵상해 보셔도 좋지 않을까요?

 

예수님께서는 빵을 손에 들고 감사를 드리신 다음,

자리를 잡은 이들에게 나누어 주셨다.

물고기도 그렇게 하시어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