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날이 하느님을 뵈옵고 새로워져

형제들과 참된 일치를 이룹시다.”

(창설 신부님 강론 196269일 참조)

 

    

 2018년 새로운 한해를 시작하면서 모든 형제들에게 하느님의 축복을 전합니다. 또한 2017년 사도직 현장에서 형제애를 실천하며 열정적으로 살아주신 형제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면형이 되신 하느님과의 일치를 본회 형제들의 궁극적인 삶의 목표로 제시해주신 설립자 신부님의 가르침을 상기하고, 형제들과 참된 일치를 이루자는 취지에서 2018년도 생활 정신을 나날이 하느님을 뵈옵고 새로워져 형제들과 참된 일치를 이룹시다.”로 정하였습니다.

 

1) 나날이 하느님을 뵈옵고

    

형제들은 존경하올 설립자 신부님의 대월(對越)’의 삶을 몸으로 익혀야겠습니다. 먼저, 공동체 형제들이 함께 모여 하느님을 뵈옵고 그분께 찬미를 드리는 공동체 기도의 중요성을 깨닫도록 합시다. 일상의 분주함으로 인해 하느님께 드리는 찬미의 시간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기도시간 때, 입으로는 찬미가를 노래하고 있으나 생각은 세상의 일과 인연들 속에서 헤매고 있다면, 분심잡념을 끊어버리라는 설립자 신부님의 완덕오계의 가르침을 기억합시다.

하느님을 뵈옵는 우리의 길은 아주 단순하게 하느님 앞에 머무르는 것임을 명심해야겠습니다. 일상에서, 사도직 속에서 잠시 활동을 멈추고 하느님 앞에 머물러 그분을 뵈옵는 시간을 가지도록 합시다. 하느님을 뵈옵는 것은 그분의 마음을 느끼는 가장 분명한 길이니, 성체 앞에 머무르며, 하느님의 마음을 배웁시다. 프란치스코 교종은 하느님의 이름은 자비입니다라며 당신께서 하느님을 뵈오며 깨달았던 것을 하느님의 이름으로, 자비로 표현하셨습니다. 형제들 각자가 하느님을 뵈옵고 깨달아 하느님의 이름을 지어보길 희망합니다.

각자의 사도직 속에서 열정의 삶을 살아가기 위한 영적인 힘은 바로 하느님으로부터 오는 것임을 항상 기억합시다. 여기서 하느님을 뵈옵는 것을 방해하는 외적 요소들과의 투쟁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세상으로부터 그리고 사도직 속에서 맺은 인연들로부터 오는 위로와 어떠한 일을 성취함에서 오는 만족과 칭찬들은 형제들이 머물고 안주해야 할 자리가 아님을 알아야겠습니다. 그러니 세상과 세상 속 인연들, 나아가 바쁜 사도직의 일들로 인해 하느님 앞에 머무르는 시간이 소홀히 되어서는 결코 안 될 것입니다.

하느님을 뵈옵는 대월 정신이 본회 형제들이 완덕으로 가는 수덕적 길임을 항상 깨닫고 실천하도록 합시다.


2) 나날이 새로워져

 

하느님을 뵈옵고 새로워진 인물들을 기억합시다. 특히 2018년은 본회 설립자 신부님이 신학교 시절 회심을 한 100주년이 되는 해이니, 설립자가 결심했던 성인이 되고자 하는 마음을 닮도록 형제들 모두 노력합시다.

왜 저에게 마실 물을 청하십니까?’라며 예수님과의 대화를 거부했던 사마리아의 여인(요한 4,1-42), 키가 작아 예수님을 볼 수 없어 돌무화과나무에 올라갔던 세관장 자캐오(루카 19,1-10), 호수를 향해 그물을 던지던 어부들(루카 5,1-11)의 새로워짐을 본받도록 합시다. 그들이 하느님을 만남으로 삶 전체가 새로워졌음을 기억합시다.

또한 한국의 순교자들과 그 후손들이 보여주었던 놀라운 삶의 전환(새로워짐)을 형제들은 배우고 익혀야 할 것입니다. 형제들은 천주를 뵈옵고, 새로워져 거룩한 피로 이 땅을 축성한 순교자들이 보여주셨던 용감한 증거를 이어가야 할 혈업(血嶪)의 상속자임을 명심합시다.

새로워진 이들의 삶은 결코 세상의 기준으로 더 나아지다의 개념이 아닙니다. 새로워진 이들의 삶은 자신이 감추고 싶어 했던 상처를 이겨내어 자유로워지고,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누어 가벼워지며, 나아가 자신의 삶을 거룩한 산 재물”(로마 12,1)로 바치는 봉헌의 삶입니다. 세상적인 존경과 대우 받는 삶이 아니라, “하느님 때문에 모욕을 당하고 박해를 받으며 터무니없는 말로 갖은 비난을 받는 이”(마태 5,11)들의 삶입니다. 새로워짐이 이제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사시는 것”(갈라 2,20)이라는 사도 바오로의 고백에 그 영적 기초를 두고 있음을 보아야겠습니다. , , , 현상을 대함에 있어서 내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대하는 존재가 새로워진 이들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형제들은 포대기에 싸여 구유에 누워있는 모습으로 세상에 오시고 십자가 나무 위에서 삶을 마감하신 하느님께서 보여주신 비움과 겸손으로 새로워집시다.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다는 하느님의 섬김의 정신을 형제들 속에서 실현합시다. 형제들 각자의 힘으로 새로워지는 것이 아니라, 몸소 섬김을 보여주신 하느님의 힘으로 새로워져야 합니다.

더 나아가 새로워진 형제들의 삶이 재화 사용에 있어서도 드러나길 희망해봅니다. “형제들은 생활에서 어떠한 경우에도 과도함과 낭비를 피한다.”는 회헌과 규칙 제 49조의 내용을 실천합시다. “그리스도께서는 부요하셨지만 우리를 위해서 가난하게 되셨습니다.”(2코린 8,9)라는 바오로 사도의 말씀을 기억하며 재화를 사용하고 선택함에 있어서 가난한 이들과 함께 하셨던 하느님의 마음으로 더 좋은 것과 편한 것을 취하려 하지 말고, 꼭 필요한 것만을 선택하고 아껴 쓰는 점성정신을 삶 속에서 실천합시다. 새로운 마음으로 두 손에 재화를 움켜지려 하지 말고, 두 손을 활짝 펴 나눔으로써 형제의 손을 잡고, 가난한 이들의 손을 잡아주도록 합시다.

 

3) 나날이 형제들과 참된 일치로

 

하느님을 뵈옵고 새로워진 형제들의 삶의 자리가 수도원입니다. 형제들은 공통의 생활양식과 공동체의 공동 행사에 참여, 특히 전례와 공동기도와 복음화의 직무와 집안일에 기꺼운 마음으로 적극 참여해야 할 것입니다(회헌과 규칙 제38조 참조). 각자에게 주어진 소임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수도원을 위한 형제들을 위한 봉사의 시간들, 각자에게 주어진 전례와 청소봉사 및 수도원 형제들이 함께 모이는 공동체 회의와 공동시간에 적극적이어야겠습니다. 수도원 내 자신의 작은 봉사가 다른 형제들이 편안하게 공동체 생활을 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에 주목합시다. 나아가 형제들과의 참된 일치를 위해 형제들은 다른 형제들이 시작한 일을 후원하며 그 형제들이 수고한 결실을 진심으로 기뻐해야 할 것입니다.

형제들은 함께 생활하면서 발생하는 갈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겠으나, 형제들 간의 건전한 긴장관계(장 바니에, 공동체와 성장참조)를 유지할 수 있어야겠습니다. 형제들 간의 갈등과 문제를 비난과 뒷담화로 풀려고 하지 말고, 형제들 간의 건전한 충고를 나눌 수 있어야겠습니다. 건전한 긴장관계의 기본적인 바탕은 바로 형제에 대한 신뢰와 애정임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신뢰와 애정이 빠진 충고는 형제들 간의 불일치를 낳을 수 있는 위험성이 있습니다. 언사에 불만과 감정을 발하지 말라는 완덕오계의 가르침을 형제들 안에서부터 실천하도록 합시다. 일치의 공동체를 건설하기 위해 서로를 관용으로 대하며, 형제애를 손상시키는 말과 행동을 피하며 서로 존경할 것을 권고하신 설립자의 가르침을 실천 합시다(강론 196269일 참조). 특히, 언어 사용에 있어서 형제들 간의 존중이 기본적으로 이루어져야겠습니다. 형제들을 향한 비속어의 사용을 멈추도록 합시다.

모두가 돌로 쳐 죄를 물으려고 데려온 간음한 여인에게 보여주셨던 하느님의 용서를, 재산을 탕진하고 방탕한 생활을 하고 돌아온 작은 아들의 목을 끌어 안으셨던 하느님의 자비를 형제들의 삶 속에서 실천합시다. 지난 공동체의 역사 속에서 오해와 갈등으로 서로 용서하지 못하고 불목하고 있다면 화해를 통해 형제들과 참된 일치를 이룹시다.

본회가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해 형제 한명 한명이 소중한 역사적 순간을 맞이하였음을 인식합시다. 혹여 공동체와 형제로부터 받은 상처로 수도생활의 열정이 식어버린 형제들을 발견한다면, 먼저 다가가고 위로와 격려하며 형제애의 일치 속에서 다시 열정적으로 함께 세상으로 나아갑시다.

2018년 새롭게 시작되는 이 시기에 하느님께서 열어주시는 우리의 매 순간마다 하느님을 맞이하고 이를 통한 새로움 안에서 깊은 일치를 이루시기를 바랍니다. 형제들의 힘찬 발걸음에 하느님의 축복이 가득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나날이 하느님을 뵈옵고 새로워져 형제들과 참된 일치를 이룹시다.”

 

 

 

 

 

2017.12.25

예수 성탄 대축일에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총원장 전진욱 그레고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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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erical Congregation of the Blessed Korean Marty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