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 제주도에서 하느님을 다시 만나다.

(피정 후의 묵상을 그대로 적었습니다)


작년 3월에 산들평화 순례피정을 처음 참여했었다.

피정을 진행하시는 분이 순례가이드이면서 개그맨 같은 그리고 연기자 같은 천의 얼굴을 지닌 수사 신부님이셨다. 첫 피정은 말 그대로 예수님 품에서 “쉬어라” 였고, 경관들이 아름다워 예수님과의 수다보다는 그저 경관에 취해 피정에 집중하기 어려웠던 것 같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예수님과의 수다”를 겨우 시작했지만, 이것은 쉽지 않았다. 시간이 흐르고 나도 모르게 그 좋으신 분과의 수다, 대화는 단절되어 가고 있었고 내 안에 계시는 예수님은 그렇게 서서히 돌아가시기 직전이셨다.


生日 전날 갑작스럽게 나는 피정 짝궁과 무더운 여름의 산들 피정에 다시 초대받았다.


피정 첫날, 사실 몸이 아프고 두통이 심했는데, 수사님께서 피정 중에 오는 몸의 아픔을 잘 견디어 보라고 하셨고, 나는 견디어 보았다. 이것은 바로 내 안에 병들어서 죽어 가고 있는 예수님께서 병원에 입원하시어 수술을 앞두고 말씀 수액을 맞는 것과 흡사했다. 말씀 수액은 다음과 같다. 창세기의 “보시니 참 좋았다” 와 김기량 펠릭스 베드로 복자의 “마음을 변치말고 나를 따라오시오.”  이날 방문했던 모든 장소는 성지이자 역사의 현장이였다

둘째날, 두통은 계속 되었다. 강정마을을 갔을 때, 예수님의 말씀이 떠올랐다, “내가 평화를 주러 왔다고 생각하지 마라. 나는 칼을 주러 왔다”. 평화가 아닌 칼로 변한 마을. 그래서 되살아나신 예수님이 함께하고 있는 강정마을에서 문신부님을 다시 뵈었을 때 죄송스런 마음이 천만가지였다. 자연을 순례하는 이 날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코스를 걷는 것이었다. 하느님이 주신 원시림 속에서 “한쪽 손이 오그라든 사람이 있었다” 라는 말씀을 되새길 때, 내 안의 죽어가는 영혼은 대수술을 받았다. 숲 속 안에서 한 걸음 한 걸음 걸을 때마다 발걸음이 몹시 무거웠고 고성을 지르고 싶었다. 숲 속의 끝자락에 다다랐을 때, 수사님께서 내게 물으셨다. “자매님, 어떻게 오그라든 손이 펴지셨나요?” 나는 걸으면서 받은 느낌 그대로 말씀드렸다. “수사님, 저는 예수님 등에 업혀서 나오는 거 같아요” 그때는 내가 왜 이런 말을 하는지 몰랐지만, 피정을 마치고 묵상을 하는 순간 깨닫게 되었다. ‘아, 내가 그안에서 한 걸음 걷는 순간마다 대수술을 받고 있었구나, 그래서 힘이 빠진 나를 예수님께서 업고 계셨구나…’ 라고. 대게 수술을 하고 나면 영양가 있는 음식으로 몸 보충하듯, 주님은 우리에게 해변가에서 에너지를 충전하도록 행복한 시간과 고카페인 아이스 커피(?)를 선물로 주셨다. 저녁 나눔 시간은 나에게 큰 울림이 있었고 대성당에 홀로 남아 예수님께 내 마음과 감정의 변화를 그대로 고백하였다.

마지막날, 몸이 정말 가벼웠다. 그리고 내 안의 예수님께서 되살아 나시어 만났을 때, 계속 눈물이 흘렀고 사진찍자는 피정짝궁에게 미안했다. 마지막 순례길을 걸으며 수사님께 수줍은 고해를 하였다. “신부님, 작년 피정 때는 개그맨 같은 신부님의 재미에 놀고 쉬었지만, 이번 피정에서는 되살아나신 예수님을 만났어요” 라고…


일상으로 돌아와 피정 후의 묵상을 마칠 때, 나는 성경을 들었고, 예수님께 말씀을 청하였다. 

그분께서 주신 말씀은 다음과 같다.


집회서 49.1-3


요시야

그것은 누구의 입에나 꿀처럼 달고

주연에서 연주되는 음악과 같다.

그는 백성을 회개 시켜 바르게 이끌었고

혐오스러운 악을 없앴다.

그는 제 마음을 주님께 바르게 이끌었고

무도한 자들이 살던 시대에 경건함을 굳게 지켰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피정을 진행 해 주신 면형의 집 원장신부님과 3명의 수사님 그리고 봉사자님께 깊은 감사의 인사 올립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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